힘들때 위안·웃음 준 그리움 대상
관심·사랑 넘어 중요한 메시지 줘
국회의원 당선인들에 바라건대
특권 포기·법 잣대 수용 선언을
더 나은 미래 열어줄 정치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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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용국 경기도외국인복지센터장협의회 회장·문학박사
혼돈 속 선거는 끝났지만, 아직도 씁쓸함이 남아 있다. 비방은 여전하였고 정책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사실이 규명되기 전 당락이 결정되는 것도 난감한 일이었다.

정치는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사람이 한다는데 여건이 무엇인지는 알 듯도 했다. 인간적 도덕성이니, 전문가로서의 역량이니, 지도자로서의 덕목 같은 것은 꼭 필요한 조건이 아님도 확인하였다.

선거기간, 그나마 위안은 피어나는 봄꽃과 푸바오였는데 어느덧 봄꽃은 지고 푸바오는 떠나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던 시절, 우리에게 찾아온 '푸바오'는 단순한 동물이 아닌 행복의 상징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자연 번식에 성공한 사례였기에 더욱 세간의 관심 대상이 되었다.

'푸공주', '푸뚠뚠', '뚠빵이' 등 온갖 애칭으로 불리며 푸바오는 온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에버랜드 동물원 유튜브 동영상의 누적 조회 수가 5억 회에 달하였으며, 첫돌을 기념하여 발행된 책은 15만 부가 판매되었단다.

한국을 떠나기 전 이별을 앞두고 방영된 프로그램은 71만 뷰였으며 댓글은 무려 3천300여 개에 달했다고 하니 푸바오에 대한 열렬한 관심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이렇듯 전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행복을 주는 보물' 푸바오(福寶)는 한국에서 1천354일간의 생활을 마치고 부모의 나라 중국으로 갔다. 푸바오의 중국 귀환은 이미 양국의 협약을 통하여 예정된 것이었다.

그래도 한국인들의 요구로 한국 땅을 밟았다가 버려진 동물들에 비한다면 푸바오는 행운아였다. 천덕꾸러기가 되어 버려진 이주 동물들이 한국에 다수가 존재한다.

말하자면 파양되어 버려진 셈이다. 황소개구리도, 꽃사슴도 뉴트리아도 필요 때문에 수입되었지만,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버려진 것들이다.

그렇게 보면 버려진 동물들이 측은하기도 하다. 한국산으로 미국에서 생태교란종이 되어 퇴치대상이 된 가물치도 안타깝다. 비단 한국산이어서가 아니라 이러한 동물들이 자발적 이주를 한 것이 아님에도 미움의 대상이 되고 퇴치의 대상이 된다는 점이 그러하다.

아무튼, 푸바오가 어디에 살든 용인 푸 씨 푸바오의 고향은 대한민국이다. 그 어려운 시절, 우리에게 위안을 주고 웃음을 주었기에 푸바오는 그리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리라. 오죽하면 푸바오의 성질머리인 '푸질머리'도 이해하게 되었겠는가?

그런데 푸바오 영향력은 얼마나 사랑을 받았는가만이 아니었다. 푸바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푸바오의 입장에서 푸바오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 더욱 중요하다. 푸바오에 대한 사랑은 "가끔은 사람들의 시선에서 숨을 곳도 필요하고, 원할 때 야외방사장·실내방사장·내실을 오가고 싶었을 것 같았다"라는 생각에 이르렀을 것이다.

"푸바오 열풍으로 번 돈을 동물에게 돌리라"는 요구는 동물 복지 개선을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푸바오가 동물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친 것이다.

푸바오가 주도한 것이 아니겠으나 푸바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다른 동물들에 대한 복지로 이어질 듯하다. 푸바오는 단순히 귀엽고 사랑스런 동물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해준 것이다.

최근 총선에서 낙선이 안타까운 후보도 있고 의혹에 휩싸인 채 당선된 후보도 있다. 바라건대, 국회의원들께서 현재 누리고 있는 특권은 내려놓겠다고 선언해 달라. 어느 국민보다 더욱 준엄한 법의 잣대로 평가받겠다고 선언해 달라.

푸바오가 남긴 행복과 따뜻함을 되새기며 진정한 공존과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여정을 열어줄 그러한 정치인을 기다린다.

/김구용국 경기도외국인복지센터장협의회 회장·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