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엔 폐수 유입 물고기 폐사
음식찌꺼기 추정 "철저 조사를"
수원시내 한 하천에서 한 때 오염수로 보이는 붉은빛 하수가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지켜본 시민들과 환경단체는 수질오염 우려와 함께 지자체 차원의 원인 파악을 요구하고 나섰다.
15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께 수원 정자동 샘내교 일대에서 붉은빛을 띠며 악취를 풍기는 하수가 서호천으로 유입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시민들은 수면 위로 붉은빛 기름과 고춧가루가 섞인 하수가 대략 30분가량 하천으로 흘러들자 관할 당국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당국에서 현장 점검에 나섰지만, 여전히 정확한 원인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현장 주변에는 H사 자동차 정비사업소와 D사의 폐수처리장, 아파트 단지 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샘내교와 청솔교 구간의 경우 앞서 지난 2022년 2월에도 인근 유제품 제조공장의 폐수가 유입돼 잉어와 붕어 등 총 250여마리가 죽은 채 발견된 바 있다.
상황이 이렇자 시민들은 얼마나 많은 하수가 어떻게 유입됐는지 등 정확한 원인조사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적절한 조처가 이뤄져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날 붉은빛 하수가 하천으로 흘러가는 모습을 본 한 시민은 "하천을 걷다 보니 엄청난 악취와 함께 기름에 고춧가루가 섞인 듯 보이는 오염수가 심하게 흘러들어 가는 모습을 보고 경악했다"며 "예전에도 오염수 유입으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적이 있는데 철저한 조사를 벌여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정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도 "유출 정도로 볼 때 하천의 부영양화를 일으켜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보인다"면서 "철저한 원인조사를 통해 인근 지역의 불법 폐수가 배출되는 곳을 엄격하게 관리해 재발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원 하천 네트워크 등 민간 지역환경단체와 함께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수원시는 갑자기 내린 소나기로 인해 그동안 하수관에 쌓여 있던 음식물 찌꺼기 등이 흘러들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붉은빛 오염수와 관련)현장에 도착했을 당시에는 오염수 유입을 확인할 수 없었다"면서 "가끔 비가 많이 내리면 하수관이나 차집관로에 있던 하수 찌꺼기가 나오는데, 그런 상황이었던 것 같다. 해당 부서에서 정확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상훈·김지원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