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경기 미분양 증가율 1위… 전국 평균 1.8% 증가 불구 한달새 33.4% ↑

안성 459→1689가구 '껑충' 단지 3분의1도 못팔아… 평택도 1647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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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역 내 공사중인 아파트 현장. /경인일보DB

경기도 분양시장에 다시 빨간불이 들어왔다. 미분양 주택 증가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미분양 주택 수가 1천가구를 넘긴 안성시는 7개월 만에 미분양관리지역에 포함됐다.

국토교통부의 '2024년 2월 기준 주택 통계'에 따르면 경기도의 지난 2월 현재 미분양 주택 수는 8천95가구다. 지난 1월(6천69가구) 대비 33.4%인 2천26가구가 늘어난 것이다. 전국 평균 증가율이 1.8%인 점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것이다. 전국 시·도 중에서도 상승률이 가장 높다. 같은 기간 서울시는 2.1% 늘어나는데 그쳤고, 인천시는 오히려 8.1% 감소했다.

경기도의 미분양 주택 수가 급증한데는 평택·안성지역의 미분양 주택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2월 현재 가장 미분양 주택 수가 많은 곳은 안성시다.

지난해 7~9월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됐던 안성시는 미분양 주택 수가 지난해 9월 846가구에서 10월 625가구로 낮아졌고 올 1월엔 459가구까지 줄어들면서 상황이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2월 들어 1천689가구로 껑충 뛰었다. 최근 몇개월 간 이 지역에서 분양에 나섰던 아파트 단지들의 성적이 워낙 좋지 않았던 데서 기인한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통해 확인해보니 지난 1월 안성지역에서 분양했던 한 아파트 단지는 모두 468가구를 일반공급하려고 했지만 실제 청약접수건수는 14건에 그쳤다. 그에 앞서 지난해 말 청약 일정을 진행한 다른 아파트 단지는 970가구 모집에 58가구만 지원했다.

결국 안성시는 미분양관리지역에서 해제된 지 7개월 만인 지난 10일 다시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현재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한 지역 중 수도권은 안성시가 유일하다. 미분양관리지역은 미분양 세대 수가 1천가구 이상이고 지역 내 공동주택 재고 수 대비 미분양 가구 수가 2% 이상일 때 지정된다.

이웃 지역인 평택시도 2월 현재 미분양 주택 수가 1천647가구로 안성시 못지 않게 많다. 이곳 역시 지난 1월엔 미분양 주택 수가 361가구로 낮은 편이었지만 2월 들어 1천647가구로 4배 이상 늘었다. 평택지역 역시 분양에 나선 단지들마다 미분양이 속출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까지도 이런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평택지역의 한 아파트 단지는 1천158가구를 모집하는데 376건만 접수됐다. 3분의1도 판매하지 못한 것이다. 같은 달 분양에 나선 지역 내 다른 단지도 832가구 중 105가구만 접수되는데 그쳤다.

경기도 분양시장이 양극화돼 미분양 현상은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만 두드러지게 나타나지만, 다른 지역도 마냥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다. 미분양이 늘어나면 분양 시장의 움직임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만큼 4·10 총선 이후 다시 활성화 조짐을 보이는 분양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