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kt위즈파크 19.6% 감소 성과
경기도 "일부 선정 국·도비 지원"

"말도 못하게 쓰레기가 많이 나오죠."
최근 수원kt위즈파크. kt위즈와 SSG랜더스의 KBO리그 경기가 끝난 후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를 정리하던 청소 노동자 A씨는 이같이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A씨를 비롯해 이곳에서 함께 일하는 청소 노동자들은 경기 중에도 쉴 새 없이 쓰레기통을 오갔다. 쓰레기가 넘칠세라 수시로 쓰레기통을 비웠고, 종류별로 분리하기 바빴다. A씨는 "부지런히 비우지 않으면 쓰레기가 금방 쌓인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경기 종료 후 쏟아지는 쓰레기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플라스틱, 캔, 일반쓰레기 구분 없이 비닐봉지에 담겨 쓰레기통에 버려졌다. 쓰레기통에는 분리수거를 위해 '재활용 PET', '일반쓰레기' 등이 표시됐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청소 노동자들은 분리배출 되지 않은 쓰레기는 모아 다음 날 분리하는 작업을 한다.
서울시가 스포츠 시설의 폐기물 감축을 위해 이달부터 잠실야구장 내 식음료 매장에서 다회용기를 도입했다.
이에 야구, 축구 등 다수의 경기지역 연고 프로 구단과 경기도 또한 스포츠 시설에서 배출되는 폐기물 감축을 위해 다회용기를 전면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진행한 제6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를 보면 지난 2021년 전국 야구장 100개에서 발생한 폐기물은 3천444t, 축구장 495개에서 나온 폐기물은 7천89t, 259개 구기체육관에서 배출된 폐기물은 259t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경기지역 구단은 시설 내 다회용기를 도입하고 폐기물 감축을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수원kt위즈파크는 올해 4월 기준 야구장 내 식음료 매장 14개 중 10개에서 다회용기를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4월부터 다회용기를 도입한 kt위즈는 2022년 관중 1인당 폐기물량 0.31㎏이었던 반면, 다회용기를 도입한 지난해에는 관중 1인당 폐기물량 0.25㎏으로 1인당 폐기물량이 19.6% 감소했다.
kt위즈 관계자는 "올해 다회용기 사용을 확장 운영하는데 수원시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며 "다회용기 미반납 문제가 있긴 하지만 점차 개선되고 있고, 2025년부터는 구장 내 모든 식음료 매장에서 다회용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반면 예산 문제 등으로 다회용기 도입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구단도 있다.
도내 한 축구 시민구단 관계자는 "다회용기 사업은 들어가는 비용이 커 도입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구단이 다회용기 사용 정책을 정해도 사업자들에게 강제할 수 없어서 장기적으로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각 시·군에서 다회용기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면 일부를 선정해 국비와 도비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