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초 배수로 공사 도중 주민 발견
녹색연합 '4번째 사고' 해결책 없어


백령발전소 송유관 관리 미흡
지난 2020년 발생한 백령발전소 송유관 기름 유출 현장. 인천녹색연합은 지난해에도 같은 곳에서 기름 유출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인천녹색연합 제공

서해 최북단 섬인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 있는 백령발전소 송유관에서 기름 유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인천녹색연합은 최근 백령발전소 송유관 기름 유출 사고 현장을 방문해 송유관이 안전 표시 없이 노출된 상태인 것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백령발전소 송유관 기름 유출은 지난해 초 배수로 공사 과정에서 주민들에 의해 발견됐다. 해당 공사는 전면 중단됐으며, 이 일대에선 농사를 짓지 못하고 있다.

인천녹색연합은 기름 유출 사고가 난 배수로와 주변 지역에서는 토양오염 조사 결과 일부 샘플의 TPH(석유계총탄화수소)가 주거지와 공원 등에 해당하는 1지역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파악했다.

백령발전소 송유관 기름 유출 사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인천녹색연합은 앞서 2018·2020·2021년에도 같은 사고가 발생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백령발전소 송유관이 지나는 중화동포구부터 발전소까지 주변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토양오염 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며 "지난해 발생한 송유관 기름 유출로 인한 주민 피해를 파악하고, 재발을 막을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백령발전소를 운영하는 한국전력공사는 2018·2020·2021년 유출 사고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지난해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전 관계자는 "오염토양 발생에 따른 주민들의 불편을 조속히 해소하지 못해 송구한 마음과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경작지 피해 산출 금액 등을 18일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 협의를 마치겠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