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불명확한 일 거부·회피 생각
업무·관계적 측면 신뢰 미형성 함의
가시적 보상 내포, 관심 표현일수도
답 제시땐 강력한 원동력으로
이런 측면에서 '3요'는 리더가 눈여겨봐야 할 질문이다. 먼저 "그걸요?"라는 질문은 주제의 명확성(明確性)에 해당된다. 이와 같은 질문을 한다는 것은 그 일을 하기 싫어서일 수도 있지만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질문에 답변하기 어렵거나 힘들다고 생각한다면 자신이 생각하는 구체적인 결과물이나 기대하는 이미지가 무엇인지에 대해 스스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결과물을 시각화해보는 시도도 필요하다.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애매모호한 일이나 주제라고 생각된다면 거부하거나 회피하고 싶은 생각이 먼저 들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제가요?"라는 질문은 대상의 적합성(適合性)에 해당된다. 이러한 질문이 나오는 이유는 업무적·관계적 측면에서 리더와 구성원 사이에 신뢰가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같은 질문이 나온다면 상대방의 역량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아울러 상대방이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살펴봐야 한다. 지금 내가 어떤 상황인지 알고는 있는지 또는 어떤 측면에서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등과 같은 함의를 지닌 질문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왜요?"라는 질문은 일의 목적성(目的性)과 관계가 있다. 이 질문은 중요한 질문이다. 핵심을 찌르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왜요?"는 일의 목적, 의미, 가치 등을 함축하고 있다. 게다가 그 일을 통한 가시적인 보상은 물론, 잠재적인 보상에 대한 기대까지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러한 질문이 나왔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일 수도 있다. 관심 또는 호기심의 표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극히 일부의 경우이기는 하다. 구성원들로부터 이러한 질문을 받게 된다면 그 어느 질문보다 잘 답변해야 한다. 답변에 따라 한순간에 가치없는 일이나 의미없는 일로 점철될 수도 있고 반대의 경우라면 진흙 속 진주를 발견한 것과 같이 설렘과 기대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프렌치와 레이븐(French & Raven)이 제시한 힘(power)의 틀로 보면 전문성(expert power), 준거(referent power), 합법성(legitimate power), 보상(reward power), 강압(coercive power) 등에서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을 움직이는 힘은 내면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외적인 측면에서 적용해볼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 역시 내면과 연결되어 있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그걸요?", "제가요?", "왜요?"는 내면에 위치하고 있는 질문들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냉소적인 질문이고 부정적인 질문들로 보여지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갈등과 불화를 야기시키는 질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지 간에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할 수 있다면 그 무엇보다 강력한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이에 더해 조금 더 나아가보면 이와 같은 질문들이 나오지 않도록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충분히 고민해야 가능한 일이다.
이와 더불어 이러한 질문은 리더 스스로에게도 지속적으로 던져봐야 한다. 이 일을 왜 내가 해야 하는지 혹은 왜 내가 하고 있는지에 대해 스스로 납득하고 설명할 수 있을 때까지다. 그렇게 된다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진정성은 확보되었다고 볼 수 있다. 신념과 역량 역시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리더 자신의 동기유발은 물론, 구성원들의 동기유발도 그렇게 이루어져야 한다.
/김희봉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