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산단 CEO 아카데미' 김장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

국내 산업 '제조' 위주로 확대
기술육성·발전 간 불균형 생겨
스타트업 성장·진출 방안 절실


김장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 강연
제23회 인천산단 CEO 아카데미 강연자로 나선 김장성 원장은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는 복제약 등 제조 기능에 집중된 상황"이라며 "기술 개발 역량을 갖춘 스타트업의 성장을 위해 글로벌 빅파마 유치 등 균형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2024.4.17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송도 바이오 산업의 앵커 역할을 할 글로벌 제약사를 유치해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의 육성을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장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은 17일 라마다 송도호텔에서 열린 '제23회 인천산단 CEO 아카데미 아침특강' 연사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바이오 경제시대의 도래와 K-바이오'를 주제로 강연한 김장성 원장은 "정부의 바이오 정책은 신약 개발 중심으로 추진됐으나, 국내 산업은 바이오시밀러(복제약)나 CDMO(위탁개발생산) 등 제조 위주로 확대됐다"며 "기술 육성과 산업 발전 간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해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 앵커기업을 송도에 유치할 필요가 있다는 게 김 원장의 주장이다.

그는 "송도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이 있지만, 신약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기업도 있어야 한다"며 "앵커 역할을 할 수 있는 글로벌 빅파마(제약사)를 송도에 유치해 스타트업의 기술 성장과 해외 진출에 도움을 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이 앵커기업의 유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글로벌 신약 개발 분야에서 바이오 스타트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FDA(미국 식품의약국)가 승인한 신약의 65%는 스타트업이 기술 개발을 시작한 제품인데, 스타트업이 신약 기술을 개발하면 대형 제약사들이 상품화하는 분업이 진행되는 추세다.

김 원장은 "반도체 산업이 팹리스 업체와 파운드리 등으로 나눠진 것처럼 바이오도 연구개발·바이오 파운드리·위탁제조기업으로 분업화하고 있다"며 "결국 게임체인저는 바이오 과학 기술력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김 원장은 국내 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영향력이 반도체와 비교해 한참 뒤처져 있다고 우려했다.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점유율은 0.69%에 머물고 있고, 선도국인 미국과의 신약 개발 기술 격차도 6년 이상으로 벌어져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2030년까지 글로벌 바이오 시장 규모는 30조달러로 성장하는데, 이는 같은 기간 반도체(1조650억달러)의 30배에 달한다"며 "제조업 역시 바이오와 결합한 형태로 빠르게 재편 중인 만큼 바이오 대전환을 향한 혁신이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김 원장은 바이오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인력 수급 문제 해결과 정부의 규제 혁신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구 감소로 인해 생산·연구·전문 인력 감소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외국인 고급인력의 국내 유입과 정착을 지원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