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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란 지역사회부(의정부)차장
총선이 끝났다. 과거 선거 때보다 주요 정당의 공천이 늦었던 탓일까, 개인적으론 본격 선거가 이제 시작하나 싶었는데 금세 끝나버린 느낌이다. 결과는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었다. 특히 수도권에선 민주당 소속이 아닌 의원을 손에 꼽을 정도로 정권심판의 바람은 강하게 불었다.

의정부에서도 2개의 지역구 의석이 모두 민주당에 돌아갔다. 의정부갑에선 기후변화 전문가인 박지혜 후보가, 의정부을에선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지낸 이재강 후보가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두 지역구 모두 1등과 2등 후보간 표 차이가 1만표 이상 벌어졌다. 의정부 출신임을 내세웠던 국민의힘 후보들의 지역 특화형 전략은 정권을 견제하고자 하는 거대한 민심의 물결을 거스르기엔 역부족이었다.

거꾸로 보면, 비교적 의정부와 연관성이 적었던 민주당 후보들의 약점이 중앙발 이슈에 가려졌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지역 연고가 정치에서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자꾸 회자되지 않도록 민주당 후보들이 지역 현안이나 미래 비전에 대해 좀 더 많은 것을 제시했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고산동 물류센터 문제, 예비군훈련장 이전, 갑지역과 을지역의 중고교 불균형, 구도심 활성화 방안 등 시민 생활에 밀접하고 관심도가 높은 사안들이 선거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못했다고 본다.

무릇 국회의원의 일이라는 것이 국회에서 중앙정부를 상대하는 일이 많겠지만 자신의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 인식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중앙 정치의 한 부분으로만 작동하거나, 각자의 전문분야만 내세울 것이라면 '지역구'라는 이름으로 구획을 나눠 국민의 대표를 뽑지 않을 테니 말이다.

다수의 선택을 받은 이들은 이제 정치적 성향을 떠나 지역구민 모두를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직에 임해야 할 것이다. 아군과 적군을 넘어 지역 공동체 모두를 감싸는 포용력이 필요하다. 바람을 타고 달렸지만, 어깨 위에 올려져있던 한 표 한 표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길 바란다.

/김도란 지역사회부(의정부)차장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