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프리 시드땐 사람 중요
시드 단계엔 제품과 상품에 집중
A단계엔 MVP와 견인력을 참고
시리즈 B땐 매출액·수익을 판단

VC는 스타트업의 현재 상태에 따라 일찍 투자할수록 리스크는 극대화되고 성공하면 수익도 극대화된다. 가장 초기 단계는 스타트업이 싹도 나기 전에 투자하는 일이다.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영어로 말하면 'pre seed' 단계다. 이때는 오직 스타트업하겠다는 창업자뿐이다. 이 단계는 당연히 사람에게 투자한다. 사람만 보고 미래를 위해 모험을 하는 단계이다. 이런 경우가 의외로 많다. 정주영 회장이 지도 한 장 들고 선박왕 오나시스의 처남을 찾아가 당신이 우리 배를 산다고 해주면 영국 은행에서 투자받아 그것으로 선박회사와 선박을 만들어서 납품하겠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서 오늘날 현대상선과 현대조선을 만든 것은 잘 알려진 얘기다. 그냥 정주영 회장의 당당함과 용기와 자신감만 보고 투자를 해준 것이다. 스타트업 초기 단계(Seed 단계)에는 제품과 상품에 투자한다. 따라서 기술과 제품의 우수성과 성공 가능성 및 차별성을 잘 부각시켜야 한다. 물론 그 앞 단계인 사람, 즉 팀원을 보는 것은 당연하다.
제품이 모습을 갖춘 시리즈 A 단계에서는 고객과 깊은 연관이 있는 MVP(최소 기능제품)와 고객을 빨아들이는 견인력(Traction)에 투자한다. MVP는 고객이 요구하는 최소 기능을 만족시키는 제품을 빠른 시일에 고객에게 선을 보이고 부족한 사항을 고쳐 나가면서 고객과 궁합이 맞는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것을 말하며 이는 고객이 반드시 구매하는 필수품으로 인정받는 지름길이다. MVP 달성 없이는 고객을 끌어들이는 견인력을 확보할 수 없다. 따라서 시리즈 A 단계의 투자자는 MVP와 견인력을 보유하고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MAU, 유지율, 활성도(engagement) 등의 여러 가지 지수(Metrics)를 참고한다.
MVP가 달성되고 견인력이 확인되었다면 매출액 확장을 하여야 하는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하게 된다. 시리즈 B 투자자는 종합적인 매출액과 수익에 투자한다. 스타트업의 확장성은 매출로 평가된다. 시리즈 C 단계에는 확장성이 특히 중요하다. 초기의 제품 하나만으로 확장할 수도 있지만 확장은 기존 고객을 확장하는 방법 이외에 시장이나 신규 분야로의 확장성도 필수적인 조건이 된다. 아마존이 더 이상 온라인 도서 판매회사가 아니며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 운영체제만을 판매하는 회사로 남아있지 않고 구글이 검색엔진만을 고집하지 않고 있음은 너무나 확실한 사실이다. 여러 가지 분야에 집중하게 되면 단일 항목에 대한 검토뿐만이 아니라 각각의 개별경제 요소(Unit Economy)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투자하게 된다.
유니트 경제는 과거에는 사실 각각의 경제 단위로 나누어 분석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컴퓨터와 소프트웨어의 급격한 발달로 이제는 그 분석이 가능해졌다. 개별고객뿐만 아니라 제품기술 등의 사업분야에 대한 각각의 경제적 가치를 분석하기 위한 고객의 평생 가치(LTV) 고객 유치 비용(CAC)과 LTV와 CAC 비율 NPS(고객 순 추천 점수) 등 여기에서도 각종 지수를 개별 단위로 검토하고 미래를 예측하여 개별경제에 투자하게 된다. 이렇게 해도 투자 실패는 존재한다.
/주종익 에버스핀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