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합실 전시 옛 이민선 설명 부실
출발지 오해 소지… 재설치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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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인천국제교류재단이 기증해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시청역 대합실에 전시된 '갤릭호' 모형. 인천교통공사는 창고로 옮겨 부정확한 전시 설명을 수정한 후 다시 전시할 예정이다. 2024.4.21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하루 평균 1만명 가까운 승객이 이용하는 인천지하철1호선 인천시청역 대합실에 전시된 옛 이민선 '갤릭호' 모형의 부정확한 안내문이 10여년간 방치된 사실이 드러났다.

120여년전 인천에서 시작되는 우리나라 첫 공식 이민사(史)에는 중요한 배(船) 두 척이 등장한다. '켄카이마루'라는 일본 배와 태평양 횡단 기선인 미국 배 '갤릭호'다. 켄카이마루는 한국인 121명을 태우고 1902년 12월 22일 우리나라 제물포항을 출발해 일본 나가사키로 떠난 배다. 나가사키에 도착한 이들은 다시 미국으로 향하는 배를 갈아타야 했는데 이 배가 갤릭호다.

갤릭호는 질병에 걸린 일부를 제외한 102명을 태우고 나가사키를 출발해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로 향했다. 1903년 1월13일 호놀룰루항 7번 부두에 갤릭호가 도착하며 한국인 86명이 땅을 밟은 것이 첫 공식 이민의 시작이다.

하지만 인천지하철에 전시된 갤릭호의 설명은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 혼돈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안내문에는 '인천 제물포항에서 일본을 경유 하와이!'라고 쓰여있다.

또 "1902년 12월22일 하와이 첫 이민단 121명 제물포항을 출발해, 12월 24일 나가사키항에 도착…(중략)…하와이로 가는 미국 태평양 횡단 기선 갤릭호를 기다렸다"는 설명이 있다. 배경 지식이 없다면 갤릭호가 일본 나가사키가 아닌 인천에서 출발했다고 오해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갤릭호 모형은 인천국제교류재단이 기증해 지난 2012년 6월부터 전시됐다. 인천교통공사 측은 갤릭호 모형을 창고로 옮기고 문구를 수정할 예정이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오류는 아니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조치 완료 후 다시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