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8~26일… 주말마다 추억의 무대
밴드 '크래쉬'·'블랙신드롬' 등 라인업
1980~1990년대 한국 록 음악을 호령했던 '인천 록·메탈 씬(Scene)'의 부활을 꿈꾸는 릴레이 콘서트가 인천문화예술회관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내달 열린다.
내달 18일부터 26일까지 주말마다 인천문화예술회관 복합문화공간에서 열리는 프로젝트 콘서트 '더씬 2024'(포스터)는 한국 헤비메탈을 상징하는 밴드들 '크래쉬' '블랙홀' '제로지(Zero-G)' '블랙신드롬'과 1980년대 결성돼 인천 록의 전통을 간직한 '아웃사이더스' 'PNS' 'KOP' '화이트'가 라인업에 올랐다.
이번 공연은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록과 메탈의 도시였던 인천을 회고하고, 당시 무대의 주인공들과 현재 그 명맥을 잇고 있는 뮤지션이 함께 만드는 무대다.
그 시절 동인천과 관교동 지하 연습실로 몰려들어 긴 머리와 가죽재킷으로 대표되는 록 음악의 주인공들을 소환했다. 여기서 뮤지션들이 지칭하던 관교동은 행정구역상 인천 미추홀구 관교동과 남동구 구월동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다. 당시 인천은 서울과 부산보다 더 결집력이 강한 록 음악 씬이 있었다. (2월 1일자 11면 보도)
지금은 사라진 인천시민회관에서 록 콘서트가 열리면 1천300석의 객석이 가득 찼다.
밴드들은 수봉공원 문예회관, 신포아트홀, 인하대 강당, 동인천 대명라이브파크는 물론 심지, 유진음악감상실, 성림음악감상실 등 크고 작은 공연장에서 기량을 펼쳤다.
음악적 가르침을 주는 선배들, 음악을 배울 공간, 함께 연주할 뮤지션, 기량을 뽐낼 공연장, 음악 취향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뮤지션과 관객층을 모으며 생태계를 형성했다. 다른 도시를 기웃거릴 필요가 없었다.
20년이 지난 지금 인천에서 록·메탈 씬을 이야기하는 이는 찾아보기 어렵다. 무엇이 변한 것일까. 인천문화예술회관 기획 담당자는 이런 아쉬움과 고민으로 기억을 가다듬어 당시의 밴드들을 수소문하고 찾아가 정중히 무대를 제안했다고 한다. 특히 1994년 제1회 톰보이 록 콘테스트에서 'Foxy Baby'로 입상한 여성 밴드 '화이트'는 30여 년 만에 다시 무대에 선다.
공연 일정은 내달 18일 '블랙홀'과 '화이트', 19일 '크래쉬'와 'PNS', 25일 '제로지'와 'KOP', 26일 '블랙신드롬'과 '아웃사이더스'다. 추억의 무대이면서도 인천 메탈 씬 부활의 신호탄이 될 지 주목된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