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된 식물사진·여성들의 셀피 교차점
보편화된 아름다움·본질에 대해 질문


원나래 작가의 'Editorial plants'
원나래 작가 'Editorial plants'. /초점과 온점 제공

안양의 독립예술공간 '아트 포 랩'의 위성공간 '초점과 온점'이 개관을 맞이해 첫 쇼케이스 전시인 원나래 작가의 개인전 '컷 Cut!'을 선보인다.

원나래 작가는 SNS에 업로드되는 식물의 연출된 사진과 여성들의 셀피 및 인생숏이 교차되는 지점을 바라보고, 이를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미지로 재현한다. 작가는 타인으로부터 정의되거나 보편화된 미(美)의 초점에 맞춰 가꾸어진 식물을 소재로 삼는데, 감상자들이 의도된 아름다움을 탐미하고 감상에 빠지게 하는 이미지를 만든다.

이미지를 기반으로 하는 소셜 네트워크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답게 치장된 모습의 식물들은 사진과 영상에 담기기 위해 깨끗한 배경과 수형, 화분, 인테리어 소품들, 색감과 음악 등을 갖춰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작가는 이러한 식물의 일부를 확대하고 잘라낸 사진과 상품 혹은 모델처럼 설정된 전신의 모습을 관찰했다. 그리고 인생숏을 남기려는 강박에 빠진 사람들과 그 모습이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타인이 정의내린 보편적 기준과 미적 감성에 따라 편집되거나 가꿔지며 본래의 모습과 생태계로부터 서서히 멀어진 식물의 모습이 결국 타인에게 전시하는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는 것.

작가는 식물을 기르는 식집사이자 동시대 이미지 문화를 향유하고 생산하는 일원으로, 스스로를 객관적이게 바라보려는 기록 삼아 SNS에 사진을 게시하듯 그림을 그려 전시장에 나열한다.

전시는 작가의 작품 속 추상적 이미지에 아름다움을 느낄수록 우리가 식물에게서 보는 아름다움의 본질이 무엇으로 구성돼 있었는지를 역설적으로 깨닫게 한다. 전시는 5월 5일까지.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