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세상 소통수단 '점자' 중요성 알릴것"


대체방법 밀려 외면… 필요성 홍보
열악한 근로환경 개선 선구자 역할
국내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게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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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아 송암점자도서관장은 "전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나가서 송암 박두성 선생의 업적을 홍보하고, 한글 점자를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2024.4.23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송암점자도서관이 선도적 역할을 하며 전국을 대표하는 곳으로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24일자로 취임 100일을 맞은 박수아 송암점자도서관장은 "저희는 송암 박두성 선생의 호(송암)를 사용하는 곳이다. 그 의미를 담아 전국에 있는 점자도서관을 대표해 근로환경을 개선하고 점자관련사업을 이끌어 가고자 하는 욕심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송암점자도서관은 훈맹정음 창시자 송암 박두성 선생을 기리는 인천 유일의 점자도서관이다. 점자책 등 시각장애인 대체 자료를 제작·보급하고, 시각장애인 인식 개선 사업 등을 펼친다. 송암점자도서관은 시각장애인은 물론 비시각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다.

박 관장은 선천적 시각장애인이다. 인천시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근무하다 점자도서관과 인연이 닿았다. 20살까지 중증 시각장애인으로서 일상을 살았던 그는 수술을 거쳐 경증 수준으로 시력을 일부 회복했다. 박 관장이 중증·경증 시각장애인 모두의 상황에 공감하며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이유다.

박 관장은 "중증 시각장애인 시절 안마사로 일하다 사회복지사로 진로를 바꿨고,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활동해 왔다"며 "중도 시각장애인들은 삶의 길을 잃어버리고 방황하는 분들이 많다. 그들이 시간을 허비하지 않게 재활을 돕고 싶어 사회복지사의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

박 관장은 시각장애인들에게 점자가 대체(음성) 수단에 밀려 외면당하는 현실을 개선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그는 "과거에 점자를 배우고 처음으로 점자책을 읽었던 그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며 "점자는 시각장애인과 세상을 이어주는 기본적 소통방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점자를 알지 못하면 아무리 대체 수단이 있더라도 일상생활에 가까워질 수 없다"며 "점자의 중요성, 활용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다양하게 고민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국에는 36개 점자도서관이 있다. 박 관장은 훈맹정음의 도시 인천에서 송암점자도서관이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는 도서관으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는 "저희가 점자도서관들 중에서도 선구자 역할을 하는 곳이었으면 좋겠다"며 "점자도서관들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해 나가고, 국내를 넘어 세계로까지 뻗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