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주, 경계선 따라 차단벽 설치
수개월 협의했지만 합의점 못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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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시 소흘읍 송우리 호국로변의 상가 진입로에 차단벽과 차단봉이 설치되면서 한쪽(오른쪽) 상가에는 차량이 전혀 진입할 수 없게 됐다. 2024.4.24 포천/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20년간 상생해 오던 상가가 이웃 간의 토지분쟁으로 담을 쌓고 갈라서면서 일부 영세점포들이 문을 닫을 위기에 놓이게 됐다.

24일 포천시 소흘읍 송우리 호국로변 상가 상인과 주민들에 따르면 이 지역 CGV 영화관 맞은편 도로변에 20여개 점포들이 나란히 모여 있는 상가에는 최근 차단벽과 차단봉이 설치됐다.

이곳 상가는 진입로를 중심으로 상가 두 곳이 이웃하고 있는데 주변 도로 확장 후 한쪽 상가 토지주가 일방적으로 토지 경계선을 따라 이들 시설을 설치한 것이다.

이에 따라 'L자' 구조의 이웃 상가는 차단벽 설치로 호국로변 진입로가 막히는 날벼락을 맞게 됐다. 호국로에서 시청 방향으로 향하는 차량이 이곳 상가에 진입하려면 위험을 무릅쓰고 불법 유턴을 하는 수밖에 없다. 다른 방향에 출입구가 한 곳 더 있긴 하나 폭이 좁아 이용하는 고객이 많지 않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상가 토지주끼리 수개월간 협의를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두 동강 난 상가로 지내고 있다.

사유지에 대해 토지주의 권한을 행세하는 것이라 합의밖에 해결책이 없어 하루 아침에 입구를 봉쇄당한 상가 상인들은 속만 끓이는 실정이다.

일부 점포는 최근 불경기 속에 간신히 영업을 이어가던 중에 이런 일까지 당해 폐점을 고민할 정도로 위기에 처했다.

진입로가 막힌 상가 토지주는 조부가 과거 상가 일부 땅을 국가에 무상으로 기증한 바 있어 이번 일이 더욱 가슴 아프다는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나마 한가닥 해결의 희망이 있는 건 이웃 상가의 일부 땅이 국유지라 행정당국이 중재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곳 상가의 한 점포주는 "코로나19 이후 겨우 점포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입구마저 막히면서 심각한 매출감소를 겪고 있고 주변 점포 거의가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며 "20년 동안 공존해온 상인과 주민들을 위해서라도 행정당국이 나서 공정한 절차에 따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포천/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