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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지사는 현지시각 지난 1월 15일 오후 3시 스위스 다보스 콩그레스 센터에서 보르게 브렌데(Børge Brende) 다보스 포럼 이사장과 4차 산업혁명센터(The Centre for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C4IR)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24.1.15 /경기도 제공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공을 들이는 세계경제포럼 4차산업혁명센터 설립에 제동이 걸렸다. 23일 경기도의회가 도에서 제출한 '경기도와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간 협력 협약 체결 동의안' 처리를 보류한 것이다.

김 지사는 지난 1월 15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보르게 브렌데 세계경제포럼 이사장과 4차산업혁명센터를 설립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4차산업혁명센터는 과학기술 대변혁기에 글로벌 협력을 위해 다보스포럼이 각 국가 또는 지역과 협의해서 설립하는 지역 협력 거점기구이다. 201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최초로 설립된 이후 노르웨이, 일본, 인도 등 전 세계 18개 센터에서 산학연 네트워크 구축과 기술 동향 공유, 연구과제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도는 첨단산업 분야의 다양한 이슈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상호 호혜와 이익의 관점에서 지속성 있는 지역기반 플랫폼을 설치하기로 했다. 도의회에서 동의안이 통과되면 추경 편성을 거쳐 올 하반기에 판교테크노밸리에 인공지능(AI) 기술혁신에 기반한 스타트업, 스마트 매뉴팩처링(첨단 제조연구실), 기후변화 대응 등에 중점을 둔 센터를 설립할 계획이었다. 김 지사는 경기도를 스타트업의 천국으로 만들어 4차산업혁명센터를 한국을 대표하는 센터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와 관련 도의회 경제노동위 남경순(국민의힘·수원1) 의원은 "연간 200만 달러(연회비 100만 달러, 운영비 및 사업비 100만 달러)의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센터 설립이 과연 경기도에 적합한지, 경기도민에게 도움이 될만한지를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남 의원은 또 "김 지사가 올해 초 행사장에 참여했다가 체결한 그 약속 때문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이유가 있나"라고 덧붙였다.

고물가, 고환율, 저성장으로 도민들의 살림이 팍팍해지고 있다. 도는 4차산업혁명센터의 지속가능성에 방점을 찍지만 김 지사의 업적 쌓기로 오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 세계가 AI, 사물 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 등 지능정보기술 개발에 몰입해 있다. 지난 22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강의 기적이 끝나가고 있다"며 경종을 울렸다. 5천만 국민의 미래 먹거리 준비가 시급하다. 희든 검든 쥐만 잘 잡으면 그만이다. 도는 오는 6월 도의회 제375회 정례회에 동의안을 다시 제출할 예정인데 실효성 담보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