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세창고 천장까지 상자들 가득
화물 70~80% 현대·기아차 부품
냉동·냉장 클러스터 조성사업도
인천항을 비롯한 국내 항만과 베트남 호찌민 권역 항만(호찌민·붕따우·동나이·빈쯔엉)간 물동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물류 인프라 수요도 늘고 있다.
호찌민 권역 항만 물동량은 연간 80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에 달한다. 인천항만공사는 창사 이후 첫 해외 사업으로 호찌민에 복합물류센터 건립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국내 대형 물류 기업들도 앞다퉈 호찌민 인근에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23일 오후 2시(현지시간) 붕따우 까이멥항 인근에 있는 KCTC 까이멥 물류센터. 국내 물류기업 (주)KCTC는 2008년 베트남에 진출해 현지 법인을 세웠다. 2012년부터 호찌민 깟라이항 인근에서 물류센터를 운영하던 이 업체는 물동량이 계속해서 늘어나자 까이멥항과 가까운 곳에 6만8천여㎡ 규모의 물류센터를 추가로 건립했다.
1만3천800㎡ 규모의 KCTC 까이멥 물류센터 야드는 빈 공간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여러 나라 선사들이 가져다 놓은 400여개의 컨테이너가 빼곡히 쌓여 있었다. 화물 차량들은 이곳에 장치된 컨테이너를 실어 나르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3천650㎡ 넓이의 보세창고도 천장 높이까지 쌓인 상자들로 가득차 있었다. 이곳에선 최대 400 팰릿(pallet:화물을 하역·보관·수송하기 위해 사용되는 받침대) 물량을 보관할 수 있다고 한다. 이곳 화물의 70~80%는 현대·기아자동차에 사용되는 부품으로 주로 유럽 지역에 수출된다고 한다. 국내에서 유럽 여러 곳으로 한꺼번에 부품을 수출하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분산해 수출한다고 KCTC 관계자는 설명했다.
KCTC 까이멥 물류센터에선 주로 자동차 부품을 처리하고 있으나, 호찌민과 가까운 깟라이항 물류센터는 소비재를 주로 보관한다. 최근에는 호찌민 인근 지역에 화학제품 공장들이 많이 들어서면서 냉동 기능을 갖춘 창고를 건립해 화학약품 등도 처리하고 있다.
KCTC는 호찌민 인근에 2만1천㎡의 냉동·냉장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가 추진 중인 복합물류센터도 냉동·냉장 화물을 처리하는 콜드체인 클러스터 형태로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호찌민에 국내 냉장식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화학약품뿐 아니라 냉동·냉장 소비재 화물 보관 창고도 필요할 것으로 현지 물류업계에선 분석하고 있다.
KCTC 베트남 김진세 팀장은 "호찌민과 국내 여러 항구를 잇는 물동량이 급증하고 있어 인천항만공사가 이곳에 물류센터를 지을 경우 인천항 물동량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찌민/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