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前대통령, 특정정파 이익 대변
윤 대통령, 진정성 느끼기 어려워
전·현직에 실망… 희망은 미래에
스티브 잡스 닮은 이준석을 주목
국민은 소통·포용의 대통령 꿈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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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철 협성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
총선은 국회의원 선출이 목적이지만 대통령 평가도 반영한다. 현재는 물론 과거와 미래의 대통령도 포함된다. 총선 결과, 여소야대 상황에서 다음 대선이 치러지게 되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잊혀지고 싶다'는 약속을 저버렸다. '칠십 평생 이런 대통령은 처음'이라는 또 하나의 어록을 남기면서 선거에 개입했다. 정권 심판을 위해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새로운미래를 찍으라고 국민들을 선동했다. 특정 후보들을 공개 지지했지만 대부분 낙선했다. 문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을 모두 알게 되었다. 동시에 국가원로가 되기도 어려워졌다. 재임 중에도 갈라치기로 일관했던 그였다. 퇴임후에도 전혀 변함이 없다.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은, 국가원로로서 전직대통령은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고 국민 모두를 통합해야 한다. 특정 정파의 이익만을 대변하면 곤란하다. 어쩌면 문 전 대통령이 총선의 가장 큰 패배자라 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치명상을 입었다. 탄핵을 걱정하는 처지가 되었다. 불과 2년 전에 대통령을 선택했던 바로 그 국민들이 그를 심판했다. 전 정부의 실정, 상대 후보의 도덕적 흠결, 당시 여대야소에 대한 견제심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대통령이 되었음을 잊었는가. 윤 대통령은 뭔가 착각하고 있다. 열심히 일하는 자신을 국민들이 몰라준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국민들은 이미 강서구청장 보선에서 경고를 보냈었다. 영부인의 명품백 사건, 호주대사 임명, 의료정책을 보면 대통령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는 다른 의견을 전혀 수용하지 않는다. 국민들은 매일매일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을 본다. 총선결과에 대한 사과와 이어진 청와대 참모 인사 또한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다. 이대로 간다면 윤 대통령은 '아집의 불통령'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다.

전·현직에 실망했으니 희망은 미래에 있다. 총선을 통해 대권의 꿈을 꾸는 사람도, 버려야 하는 사람도 생겼다. 민주당에서는 이제 누구도 '친문, 비명'을 말하지 않는다. 비판자의 시각에서는 이재명의 사당화가 완성된 셈이다. 그들은 총선 압승의 의미를 자의적으로 해석한다. 예를 들어 국회의장은 정치적 중립보다는 당파성이 중요하다고 공공연히 주장한다. 어이가 없다. 수적 우위로 소수당을 완전 무력화하겠다는 것 아닌가.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대통령이 탄생한다면 견제가 불가능하다. 국민들은 일당 독재를 용납하지 않는다. 지난 대선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당시도 여대야소 상황이었다. 총선 결과가 대선 승리로 반드시 이어지지는 않는다.

기이한 선거제도로 인해 지역구 의원이 없는 조국혁신당이 탄생했다. 민주당에 실망했지만 국민의힘을 찍을 수 없는 유권자들이 조국 전 장관을 국회의원으로 만들었다. 그의 의도대로 비사법적 판단을 받은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사법부의 판결이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국회의원 조국은 대선후보로 부상했다. 야권의 유력한 두 사람이 모두 범죄혐의자다. 누구의 죄가 더 가벼운지가 대선후보 선택 기준이 되는 희극이 발생할 수도 있다.

개혁신당은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을 모두 배출한 유일한 정당이다. 비록 의석수는 적지만 젊은 의원들의 차별화된 의정활동을 기대한다. 특히 이준석 당선자를 주목한다. 낙선했다면 그의 정치적 미래는 불투명했지만 지역 유권자의 선택을 받았다. 그를 보면 스티브 잡스가 생각난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창업한 애플에서 쫓겨났다. 애플이 위기에 빠지자 다시 복귀하여 회사를 구했다. 물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창당멤버는 아니다. 그렇지만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보수정당의 승리를 견인했다. 그리고 당에서 쫓겨났고 이제는 야당의원으로 입장이 바뀌었다. 그렇지만 그가 위기에 빠진 보수세력을 구원할 가능성도 있다.

그 외에 승천을 꿈꾸는 잠룡들이 있다. 현역 지자체장도 있고, 이번 총선에서 정치에 입문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도 있다. 내공을 쌓으면서 기회를 노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누구든, 어떤 정치적 성향을 갖고 있든, 모두 다 전·현 대통령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국민들은 통합의 대통령, 소통과 포용의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이영철 협성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