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PSX' 서비스에 투입예정
정기노선 최초 이달말 운항 시작
물동량 상승세 유지 힘입어 결정
수도권 화주 이용 비중 증가 기대

인천항 개항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컨테이너선이 정기 운항한다.

HMM(옛 현대상선)은 이르면 5월 말부터 인천항과 미국을 잇는 원양항로 'PSX'(Pacific Southwest X) 서비스에 1만3천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선박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1만3천TEU급 선박은 20피트 컨테이너를 최대 1만3천개까지 동시에 실을 수 있는 크기다. 인천항에 기항하는 컨테이너선은 주로 5천TEU급 미만이다.

현재 인천항을 이용하는 가장 큰 컨테이너 선박은 PSX 항로를 운항하는 HMM의 'HMM PROMISE'(1만1천TEU급)호다. 국내에서 건조된 대형 선박이 잠시 인천항에 들러 컨테이너를 싣고 출항한 적은 있지만, 정기 컨테이너 노선에 1만3천TEU급 선박이 운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HMM이 PSX 노선에 대형 선박을 투입하게 된 이유는 인천항 미주 항로 물동량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HMM이 매주 한 차례 운항하는 PSX 서비스는 대만 양밍해운과 일본 ONE, 독일 하팍로이드 등이 선복(화물 적재 공간)을 임차해 운영하고 있다. 인천 신항에서 출발해 상하이항(중국), 광양항, 부산항, LA/LB, 오클랜드항 등을 기항한다.

2022년 5만7천591TEU에 불과했던 인천항 미주항로 물동량은 지난해 11만2천870TEU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올해 1분기에도 3만652TEU의 물동량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미주 물동량 증가 원인으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이 커지면서 제품을 포장할 때 사용하는 미국산 크래프트 포장지 수입 물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미주항로 주요 화물인 사료나 대두, 옥수수도 안정적인 물동량을 유지하고 있다고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HMM이 대형 선박을 투입하면서 인천항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 상승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역대 최대인 87만48TEU의 컨테이너 물동량을 기록한 인천항은 4월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인천 항만업계 관계자는 "미주항로에 대형 선박이 투입되면서 수도권 화주들이 인천항을 이용하는 비율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인천항만공사 등 항만 당국은 더 많은 대형 선박이 인천항에 기항할 수 있도록 인프라 확충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