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개社 참여… 입사 컨설팅도
11월까지 매달 주제 바꿔 열려

30일 오후 2시께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 중앙홀이 '인천 장애인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로 가득 찼다. 시청 내부에 마련된 업체별 면접 부스는 이력서를 손에 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중앙홀 한쪽 벽에 마련된 채용 공고 게시판 앞에도 공고문을 읽으려는 인파가 줄을 이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지체장애인 최순식(37)씨는 두 눈을 반짝이며 부스 곳곳을 분주히 다니고 있었다. 사무직이나 영업직 취업을 목표로 채용박람회에 왔다는 최씨는 "오늘을 위해 일주일 동안 준비했다"며 "혼자서 장애인 채용 업체 정보를 찾기 힘들었는데, 이렇게 한곳에서 다 확인할 수 있어 편하고 너무 좋다"고 말했다.
얼마 전 대학을 졸업한 지적장애인 아들과 함께 온 어머니의 모습도 보였다. 조성순(53)씨는 아들이 본격적으로 구직 활동에 나서기 전 장애인 채용 업체들에 대한 정보를 얻고 분위기를 파악해보고 싶어 이곳에 왔다고 했다.
조씨는 "저희는 연수동에 사는데 채용박람회에 나온 업체 소재지가 한정적이라 조금은 아쉬웠다"면서도 "생각보다 장애인 채용 업체가 많다는 걸 처음 느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저희 아들이 어떤 방향으로 일자리를 구해야 할지 미리 파악해보고 싶어 왔는데, 한곳에서 둘러볼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채용박람회는 인천시가 올해 처음 시행하는 '인천 상설 채용박람회' 일환으로 마련됐다. 인천시는 매달 주제를 정해 마지막 주 화요일마다 채용박람회를 열고 있다.
이번엔 장애인의 날(4월20일)을 고려해 '장애인 채용'을 주제로 열었다. 채용박람회에는 업체별 부스 외에도 '입사 서류 컨설팅' '이력서 무료 사진 촬영' '경증 장애인 검사' 등 장애인 구직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채용박람회에는 총 36개 업체가 참여했다. (주)에프앤비네트웍스 인사 담당자 김아름 과장은 "저희가 개별 채용 공고를 내면 지원자에 한해 화상이나 유선 면접으로 진행하는 한계가 있었다"며 "현장에서 더 다양한 분을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거 같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5월에는 '항만·항공·물류 관련 기업', 6월에는 '여성 일자리' 등으로 오는 11월까지 매달 주제가 바뀔 예정"이라며 "올해 상설 채용박람회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더 내실 있게 박람회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