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8일까지 기획특별전 ‘파란마음 하얀마음 - 어린이 마음의 빛깔을 노래하다’ 개최
100년 전 탄생한 최초의 창작 동요 ‘반달’ 재현
‘새나라의 어린이’ 8·15 광복 직후 시대상 담아
유튜브 114억 최다 조회수 ‘핑크퐁 아기 상어’
창작 동요 100년사 한눈에…체험 공간도 마련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라는 서정적 가사로 시작하는 동요 ‘반달’ 그리고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구요”로 시작하는 ‘설날’은 1924년 작곡가 윤극영(1903~1988)이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 동요다.
올해 한국 창작 동요 100년을 기념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기획특별전 ‘파란 마음 하얀 마음 - 어린이 마음의 빛깔을 노래하다’를 개최했다. 이번 전시에선 동요 역사 등과 관련된 자료 34점과 24개국 동요 105곡을 만날 수 있다.
지난달 29일 오후 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 들어서자마자 전시장 바닥과 벽면을 스크린으로 삼아 파도치는 밤바다와 반달 이미지를 구현하고, 하얀색 쪽배 모형을 올려놓은 전시물이 눈에 띄었다. 쪽배에 앉자 수화기 모양 스피커로 동요 ‘반달’을 들을 수도 있게 꾸몄다.
나라를 잃은 시대 첫 창작 동요 ‘반달’이 탄생했다. 윤극영이 큰누나를 잃은 슬픔을 정처 없이 떠도는 쪽배에 반달을 빗대어 표현한 이 노래는 식민지의 아픔을 달래기도 했다. 윤극영은 일본 노래와 우리말 가사를 붙인 찬송가가 대부분이던 이 시대에 창작 동요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그가 1926년 펴낸 우리나라 첫 창작동요곡집 ‘반달’ 초판본도 전시돼 있는데, ‘설날’ ‘반달’ ‘두루미’ ‘고드름’ 등 지금도 널리 불리는 동요들이 수록됐다. 전시명처럼 ‘파랗고 하얀 어린이의 마음’은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이보다 더 강하게 세대를 아우르고 공감하게 하는 매체가 또 있을까.
1945년 8·15 광복과 함께 아동문학가 윤석중이 노랫말을 짓고 박태준이 곡을 붙인 ‘새나라의 어린이’가 그해 12월 ‘어린이신문’ 창간호를 통해 발표됐다. “새 나라의 어린이는 일찍 일어납니다”로 시작하는 이 동요 또한 새로운 시대상을 담고 있다. 전시장에선 ‘어린이신문’ 창간호 1면에 실린 ‘새나라의 어린이’ 악보와 그림을 볼 수 있다.
1983년 시작된 ‘MBC 창작동요제’로 전성기를 맞은 동요는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온라인 콘텐츠로 변모했다. “아기 상어 뚜 루루 뚜루~” 2016년 유튜브에 업로드된 한국 동요 ‘핑크퐁 아기 상어’는 현재 144억 건 이상의 조회수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고 듣는 동영상이자 노래다. 이번 전시에선 대표적 K-콘텐츠인 ‘핑크퐁 아기 상어’를 한국어,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12개 언어로 들을 수 있다.
동서양의 동요를 한눈에 살피는 전시물도 있다. LP 플레이어를 틀듯 동요를 언어별로 감상할 수 있으며, ‘인터렉티브 미디어아트’ ‘오케스트라 지휘자 체험’ 등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눈으로 보는 것은 물론 귀로 듣고 입으로 따라 부를 수 있는 전시다. 이번 전시는 7월28일까지 이어진다.
김성헌 국립세계문자박물관장은 “동요는 시대의 삶과 정신을 반영해 면면히 이어졌다”며 “소통이 점점 중요해지는 시대에 리듬과 멜로디가 말과 글을 보완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을지 관람객들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