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절로'는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최근 인천 강화군 전등사에서 30대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진행한 '단체미팅' 프로그램의 행사명이다. 이번이 '나는 절로 3기'였다고 한다.
'나는 솔로'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같이 사는 초등학생 자녀들을 재우고 난 뒤 숨어서 보며 즐겼다. 그 경험 때문에 다행히 기발한 작명의 '웃음 포인트'를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저출산 시대에 '템플스테이'로 남녀가 인연을 맺을 수 있도록 설계한 프로그램이다. '나는 절로'는 참가자 20명을 모집하는데 337명이 몰렸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고 '커플'도 네 쌍이 나왔다고 한다.
오는 15일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있어서일까. 우리 불교가 '힙'(hip)해지고 있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뉴진(New進)스님'도 '힙한' 불교의 이미지를 다져가는데 한 몫하고 있다. 불교계가 진행한 공식 행사 자리에서, 승려복을 입은 '뉴진스'님 아닌 '뉴진스님'이 EDM(전자 음악)을 배경으로 '부처핸섬!', '쇼미더 불교믿어', '착한 생각! 좋은 생각' 등의 구호를 외쳐대는 모습의 짧은 동영상을 보고는 또 '빵 터졌다'.
진지한 표정으로 객석에 앉아 있는 스님들과 EDM에 맞춰 영문도 모르고 뉴진스님의 기도(?) 동작을 따라하는 고령의 어르신 모습을 보고 있으면 '웃참하기' 쉽지 않다.
권위적인 모습을 내려놓고 대중에게 다가서려는 시도가 대중을 이끄는 강력한 힘을 지닌 '밈'으로 자리 잡을 분위기다.
수천년 전통의 우리 불교가 젊은이들을 포함한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결코 나쁘게 보이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 변화가 필요하지만 이렇다할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영역이 많다. 불교계의 노력을 들여다보면 해답을 찾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김성호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