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대청~소청도 교류 활성화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는 서로 거리는 가깝지만 배편이 열악해 그동안 인천 내륙보다도 멀게 느껴졌어요. 이젠 당일치기로도 백령도에 다녀올 수 있으니 정말 좋네요."
최근 인천 옹진군 백령~대청~소청도의 바닷길을 잇는 '푸른나래호' 덕분에 섬 주민들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 소청도 주민 33명은 일요일이던 지난달 28일 푸른나래호를 타고 백령도로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왔다. 지난해 12월 운항을 시작한 푸른나래호는 여객과 차량을 모두 수송할 수 있는 차도선으로, 백령~대청~소청도를 하루에 2차례 순환하고 있다.
백령도로 봄나들이 여행을 떠난 소청도 주민들은 당일 아침 9시께 푸른나래호를 타고 약 1시간30분 만에 백령도에 도착했다. 백령도 관광 명소인 콩돌해변에서 경치와 시원한 바닷바람을 즐긴 주민들은 백령도 북산에 올랐다가 심청각을 돌아본 뒤 바다 너머 북한 해안포 장산곶 일대를 구경하기도 했다.
소청도 주민 이은철(72)씨는 "소청도와 백령도는 멀지 않지만 배편이 불편해 자주 왕래하지 못했다"며 "따뜻한 봄날에 마을 주민들과 당일치기로 백령도 여행을 갔다 와 무척 좋았다"고 말했다. 접경지역인 '서해 5도' 중 인구가 가장 많고 면적도 넓은 백령도는 이발소, 목욕탕, 대형 마트, 병원·약국 등 편의시설이 주변 섬에 비해 잘 갖춰진 편이다.
하지만 대청도와 소청도 주민들은 볼일이 생기면 인근 섬인 백령도가 아닌, 약 170㎞나 떨어진 인천 내륙으로 나가곤 했다. 푸른나래호가 운항하기 전까지 대청·소청도 주민들이 백령도에 가려면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과 백령도를 오가는 여객선을 타야만 했다.
이 여객선은 백령도에 도착한 뒤 1시간 안에 다시 출발해 대청·소청도를 거쳐 인천항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백령도에 들어가면 여지없이 하룻밤을 보내야 했다. 대청·소청도 주민들은 어차피 당일치기 일정이 불가능할 바에야 백령도로 가느니 뱃길로 3시간가량 걸리더라도 인천 내륙으로 나가려 했던 것이다.
이날 백령도에서 즐겁게 여행을 마친 소청도 주민들은 잠깐 대형 마트에 들러 필요한 식재료나 생필품 등을 사서 푸른나래호를 타고 오후 3시께 돌아왔다. 소청1리 이장인 주민 노장진(76)씨는 "이제 백령도를 오가는 대청·소청도 주민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며 만족스러워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