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토목문화유산' 지정
10일 준공 50周 행사·조형물 제막
최대 10m에 달하는 서해 조수 간만의 차를 극복하기 위해 인천항에 지어진 현대식 갑문이 오는 10일 준공 50주년을 맞는다. 지난 50년간 항만도시 인천의 중요 인프라 역할을 해온 갑문은 최근 '대한민국 토목문화유산'으로 지정되는 등 산업유산으로서 가치도 인정받았다.
인천항 현대식 갑문은 1974년 5월10일 준공됐다. 일제강점기인 1918년 지어진 갑문이 있었지만, 우리나라 산업화 과정에서 인천항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더 많은 선박이 오갈 수 있는 현대식 갑문이 필요했다. 이에 정부는 1964년 인천항 현대식 갑문 공사에 착수했고, 10년 만에 준공했다.
유압식 구동장치(롤링게이트) 등 현대화 장비를 갖춘 갑문 시설은 2개 갑거(수로 형태의 수위 조절 시설)로 구성돼 있다. 각각 5만t급과 1만t급 선박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현대식 갑문이 만들어지면서 인천항은 만조와 간조를 가리지 않고 대형 선박들이 동시에 접안해 화물을 하역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일정 수심을 유지하는 수면적 151만㎡ 규모의 내항이 조성됐고, 국내 첫 컨테이너 전용 부두인 4부두 등 여러 인프라도 건설됐다.
현대식 갑문 설치에 따라 인천항은 한국과 세계를 잇는 관문 역할을 하면서 국내 산업 발전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토목학회는 준공 50주년을 맞은 갑문을 올해 대한민국 토목문화유산으로 선정했다. 대한민국 토목문화유산은 50년 이상 된 사회기반시설물의 역사와 기술·사회문화·경관적 가치, 경제 발전 기여도 등을 따져 선정한다.
한국 토목유산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시행됐다. 당시 아시아 최대 규모인 현대식 갑문 건설사업은 국내 건설 기술력을 선도한 프로젝트였고, 우리나라 수출입 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했다고 대한토목학회는 평가했다.
인천항만공사와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갑문이 가진 역사적 의미를 고려해 오는 10일 '갑문 준공 5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인천항만공사는 갑문에서 근무한 퇴직자들을 초청해 감사패를 주고, 준공 50주년과 토목문화유산 지정을 기념하는 조형물 제막식도 열 예정이다.
인천항만공사 이경규 사장은 "인천항 갑문은 우리나라 경제 발전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다"며 "준공 50주년을 기념해 갑문의 역사적 가치를 알리는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적극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