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강아지의 따뜻한 우정 담은 그림책


■ 우리, 함께 걸을까?┃엘렌느 에리 지음. 유키코 노리다케 그림. 이경혜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 32쪽. 1만6천원

우리, 함께 걸을까?
그림책 '우리, 함께 걸을까'는 사람들과 거리를 둔 채 누구에게도 말을 걸지 않고 혼자 시간을 보내던 꽃집 주인이 새로운 동물 친구를 만나며 더 넓은 세상과 소통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한결같이 같은 길을 거닐며 혼자 있는 시간과 공간을 좋아하는 오르탕스 부인에게 어느날 튤립보다 키가 작은 개 한 마리가 종종걸음으로 따라왔다. 걸음을 멈춘 부인의 눈에 들어온 것은 꽃다발과 파 한 다발이 어울리게 담긴 노부인의 바구니. 오르탕스 부인의 머릿속에서는 독특하고 새로운 꽃다발의 모습들이 만들어졌다.

전날 만난 귀여운 개는 매일 오르탕스 부인을 따르며 길동무가 되어주고, 더 나아가 온 동네의 개들을 한데 모이게 한다. 부추처럼 길고 가느다란 몸매의 '필레몽', 털북숭이 작은 치와와 '시시', 짤막한 다리의 '쥐스탱'과 이웃에 사는 복슬개들, 불도그 '가스통' 등.

평범한 하루에 스미듯 찾아온 작은 행복 앞에서 용기를 낸 '수국 화원'의 오르탕스 부인이 강아지들을 통해 세상을 마주보고 소통하게 되는 과정은 봄날의 햇살처럼 따스하고 다정하다. '혼자'에서 '함께' 걸을 수 있게 친구가 되어준 강아지와 꽃집 주인의 우정은 포근하고 따듯한 기운으로 책을 가득 채운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