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이재명' 넘어서고, 韓 '윤석열' 극복해야
정답은 투표포기 30~40% 무당·중도에 있다
진정성 갖고 시장·광장에서 민생을 만나라
대통령은 국가와 정부 여당보다 자신의 체면에 집착해왔다. 진보언론의 가벼운 도발에 발끈해 국민과의 접촉을 끊고 용산에 칩거했다. '쪽팔리면 어쩔까' 싶어 가족과 장관들의 실수와 실책에 입을 꾹 닫았다. '대파 한단'과 '이종섭 대사'는 세상 물정과 담을 쌓은 탓이다. 거대 야당의 공세에 칩거와 묵언으로 자존심을 지킬 성정이다.
이 대표는 사법 방탄의 절실함 때문에 구조적으로 중도확장이 어려운 처지다. 여러 재판에 오른 실정법 위반 혐의는 대선가도의 최대 위협이다. 혐의 내용은 중대하고 재판 진행은 불안하다. 모든 재판을 대선 이후로 지연시키는 것이 최선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공소 혐의를 검찰정권이 조작한 정치탄압으로 규정하고 검찰을 악마화하는 배경이다. 일사불란한 방탄을 위해 총선에서 반명 세력의 씨를 말렸다. 1심 판결들이 나오면 판사들도 친명·반명으로 분류할 테다. 이재명이 기준이고 척도인 민주당의 민주주의는 반민주라는 역설에 이른다. 이 대표는 방탄정치의 명암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방탄정치가 격렬할수록 민주적 대중과 거리가 벌어지는 역설은 이 대표와 민주당의 한계다.
국민은 행정과 입법을 대통령과 이 대표에게 분할해 주고 협치를 요구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흐를 조짐이 역력하다. 쌍두사의 두 머리인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서로 물어뜯을 성품이자 운명이다. 이 대표를 실정법을 위반한 범죄 혐의자로 보는 윤 대통령의 인식은 그대로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을 사상 최악의 무능한 대통령으로 규정한다. 대통령 지지자에게 이 대표는 악당이고, 이 대표 지지자에게 윤 대통령은 무능력자이다.
국민이 선택한 행정과 입법 권력의 수장들이 무능력자와 악당이라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입법 독주는 날개를 달 테고 무능한 행정은 악화될 테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을 준엄하게 꾸짖는 영수회담 장면은 무정부 상태의 예고편이다. 대통령 임기가 3년이나 남았다. 3년 동안 윤석열-이재명 권력분점으로 정치적 마비 상태에 빠지면 나라와 국민은 30년의 미래를 잃을 수 있다.
역사는 편집이 불가능하다. 대안으로 수정하고 극복할 뿐이다. 대안이 신통치 않으면 국가와 민족의 불운이 길어진다. 국민은 문재인의 대안으로 윤석열을 선택했지만 낙심천만이고, 윤석열의 대안이 이재명일지 의심한다. 이 나라와 국민에게 운이 있다면 건강한 대안들이 속출해야 하고 대중은 그들을 정치적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양 진영에서 대안 정치인으로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거론된다. 김 지사는 여당이 압도한 지난 지방선거에서 경기도를 사수해 대선주자급에 올랐다. 한 전 위원장은 직전 총선에서 여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해 전국적인 정치인으로 떠올랐다. 김 지사의 행정 경륜과 한 전 위원장의 정치적 체중은 양 진영의 대안 정치인 중 가장 깊고 무겁다. 두 사람이 차기 대선에서 맞붙는다면 최소한 '대장동'과 '김건희'에서 벗어나 대선 다운 대선판을 벌일 수 있다.
전제는 분명하고 실행은 난해하다. 김 지사는 '이재명'을 넘어야 하고 한 전 위원장은 '윤석열'을 극복해야 한다. 정답은 대안 부재에 투표를 포기하는 30~40%의 무당·중도 대중에게 있다. 이들을 팬덤으로 만드는 대중적 정치력을 발휘하면 당내 기득권을 설득할 수 있고 못 넘을 산이 없다. 뜻이 있다면 간절한 진정성으로 시장과 광장으로 나가 민생을 만나라. 민희진 처럼 진정성을 보이면 막말도 통한다.
/윤인수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