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작 '그때는 아무것도…' 등
전세계 29개국 상영작 75편 확정
17일~21일 애관극장 등지서 상영

제12회 디아스포라영화제 개막작
제12회 디아스포라영화제 개막작 '그때는 아무것도 없었다' 스틸컷. /디아스포라영화제 제공

제12회 디아스포라영화제가 개막작을 비롯해 전 세계 29개국에서 온 상영작 75편과 상영 프로그램을 확정했다.

올해 디아스포라영화제 개막작은 이반 야그치 감독의 '그때는 아무것도 없었다'가 선정됐다.

이 영화는 팔레스타인 출신의 스위스 감독이 이스라엘 정착지로 이주한 소꿉친구를 찾은 이야기로, 우정과 정체성에 관한 정서적 탐구를 담고 있다. 이반 야그치 감독은 오는 17일 인천문화예술회관 광장에서 열리는 영화제 개막식을 찾아 관객들에게 영화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개막작을 포함한 '디아스포라 장편' 프로그램은 니콜 치 아멘 감독의 '구이안'(코스타리카·중국), 박정미 감독의 '담요를 입은 사람'(한국) 등 국내외 26개 작품을 선보인다. 전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세계의 거시적·미시적 폭력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작품들로 장편 프로그램을 채웠다고 영화제 측은 설명했다.

'디아스포라 인 포커스' 프로그램에선 당대 최고 지식인으로 손꼽히며 한국 사회에 디아스포라의 존재와 삶을 일깨웠던 재일조선인 학자 고(故) 서경식(1951~2023) 도쿄경제대학 명예교수가 생전 영화제와 함께 선보이기로 했던 작품을 상영한다.

디아스포라영화제 자문위원이기도 했던 서경식 교수는 해마다 꼭 영화제를 찾을 정도로 애정을 보였다. 올해에는 서 교수가 선정한 영화를 관객들과 함께 보며 생각을 나누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었으나, 지난해 12월 그가 세상을 뜨면서 안타깝게도 함께하지 못하게 됐다.

'디아스포라 단편' 섹션은 올해 출품작이 총 656개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가라오케 스페이스 오디세이' '미스김라일락' 등 디아스포라의 삶에서 길어 올린 상상력을 담은 30개 작품을 엄선했다. 객원 프로그래머가 선정한 작품을 상영하는 '디아스포라의 눈'은 '조이랜드'와 '패스트 라이브즈'를 선정했다. 올해 객원 프로그래머는 배우 옥자연과 '로기완을 만났다' 등을 집필한 조해진 작가다.

화제의 블록버스터를 상영하는 '시네마 피크닉', 이주민들이 참여하는 제작 워크숍 '영화, 소란'을 통해 만들어진 영화 등도 이번 영화제에서 만날 수 있다. 영화제는 17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21일까지 애관극장, 인천아트플랫폼, 한중문화관 등지에서 열린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