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스 '신차 효과' 반감… 국내 판매량 1년사이 56.1% 감소
해외 생산 차종 부진 심각한 상황속 대리점 "경쟁사에 밀려"
노조, 올해 임단협서 '종합 완성차 업체' 기능부활요구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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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의 내수 판매량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지난해 출시한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트랙스) 등 신차 판매 효과가 사라지면서 내수 판매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지엠의 국내 판매량은 2천297대로 지난해 같은 달 판매량(5천230대)보다 56.1% 감소했다. 지난해 2월 트랙스 출시 이후 계속 오름세를 이어왔던 내수 판매량이 14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실적 증가를 견인했던 트랙스의 판매량이 1년 전보다 43.5% 줄었고,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저의 판매량도 같은 기간 56% 급감했다.

해외에서 들여온 차량의 판매량은 더욱 부진하다. 한국지엠은 지난 2022년 부평2공장 가동 중단으로 국내 생산 차종이 줄어드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해외 생산 차종의 국내 판매를 늘려 내수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북미 등에서 생산돼 국내로 들어오는 4개 차종(트래버스·타호·GMC 시에라·콜로라도)의 지난달 판매량은 100대로, 지난해 4월 판매량(387대) 대비 74.1% 감소했다.

내수 판매 부진은 정비망 등 사후 서비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판매량 감소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박준 한국지엠 대리점연합회장은 "트랙스의 경우 수출에 집중돼 내수 판매 물량의 출고 기간이 길어져 계약 취소가 늘었고, 출시 1년을 넘기면서 신차 효과도 반감됐다"며 "해외 생산 차종도 한국에 들어오는 물량이 적은 탓에 출고 기간을 보장할 수 없어 경쟁사로 고객을 뺏기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한국지엠 노조는 이달 시작되는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통해 차량의 설계와 디자인, 생산, 판매 등 모든 부문을 아우르는 종합 완성차 업체의 기능을 되살리도록 사측에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3월 개발 계획이 전면 취소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을 대신할 신차 개발과 생산 계획을 올해 임단협에서 확정해야 부평공장과 인천지역 자동차 부품업체 등 공급망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국지엠 노조 관계자는 "계획이 무산된 소형 SUV 기반의 PHEV 차량 대신 다른 차급의 플랫폼을 활용한 PHEV 차량 생산 여부를 글로벌지엠(GM)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올해 중으로 구체적인 확정안이 나올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해외 생산 차종의 출고는 현지 공급망 문제 등으로 지연되는 경우가 있어 본사와 계속 조율하고 있다"며 "신차의 국내 생산 계획은 아직 검토 중인 사항이 없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