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전국단위 참여 대책위 집회
先구제 後구상 특별법 개정안 촉구
여야 입장차 수정보완 약속 미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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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10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인천을 비롯한 전국의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모여 "전세사기 특별법을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2024.5.8 /백효은 기자 100@kyeongin.com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기 전 '전세사기 특별법'을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8일 오전 10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인천 등 전국 각지에서 온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세사기 특별법'(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개정을 요구하기 위해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마련한 자리다.

이철빈 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전국의 수많은 피해자가 요구해왔던 특별법 개정안이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며 "여당은 무책임하고 일방적인 반대는 그만하고 특별법 개정안에 찬성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이달 말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기 전 본회의를 열고 '선(先)구제 후(後)구상' 방안이 담긴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선(先)구제 후(後)구상' 방안은 최우선변제금(경매에서 소액 임차인이 가장 먼저 돌려받을 수 있는 보증금의 일부)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자의 '보증금 미반환 채권'(집주인으로부터 돌려받아야 하는 전세보증금)을 공공이 구매해 일부를 먼저 돌려준 뒤, 이후에 채권을 처분해 투입비용을 회수하는 내용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막대한 재정 투입에 대한 부담과 다른 사기 피해자들과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개정안에 부정적이다.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인 안상미 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전세사기 특별법이 시행된 지 1년 가까이 지났지만 국토부와 지자체 등 관계기관의 지원이 미흡하고 특별법의 여러 제한 조건으로 피해자들은 지원 대상이 되기도 어렵다"며 "개정안에 담긴 선 구제 후 구상 방안은 국가가 복잡한 채권 평가·매입 과정을 대신해줌으로써 피해자가 하루빨리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경·공매 중지, 우선매수권, LH 공공매입 등이 담긴 전세사기 특별법은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됐다. 지난해 초 인천에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청년 피해자 3명이 잇따라 세상을 등진 이후에 마련된 것이다. 당시 여야는 시효 2년의 전세사기 특별법을 6개월마다 수정·보완하기로 합의했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동안 지난 1일 대구에서 전세사기를 당한 30대 피해자가 숨지기도 했다. 다가구주택에 거주했던 그는 국토교통부의 전세사기 피해자 요건 중 일부를 충족하지 못해 경·공매 중지 등의 지원조차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저도 잘 살고 싶었습니다. 빚으로만 살아갈 자신이 없습니다. 살려달라 애원해도 도와주지 않는 이 나라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요"라고 쓰인 그의 유서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