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통행문제 등 200m 옮겨져
올 하반기 중 원래 자리로 이동
인천시, 현수막 등 홍보안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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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로 메워진 버스정류장 13일 오전 인천시 서구 금곡동의 한 대로변에 있던 버스정류장이 철거되고 시멘트로 메워져 있다. 2024.5.1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 서구 금곡동 한 버스정류장이 갑작스럽게 이전돼 고령의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금곡동 버스정류장 인근 신동마을 주민 지명덕(81)씨는 두 달 전부터 서울이나 인천 강화군으로 갈 때면 평소 이용하던 버스정류장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정류장까지 가고 있다. 신동마을 인근에 있던 버스정류장이 철거되고 200m 떨어진 곳에 새로운 정류장이 설치되면서 이런 일이 생겼다.

지씨는 "갑자기 버스정류장을 없애는 바람에 주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여기 사는 주민은 대부분 걸음이 느린 노인인데 버스 한 번 타려면 큰 차들이 오고 가는 이 위험한 길을 걸어가야 한다"고 토로했다.

13일 오전 10시30분께 찾은 금곡동 버스정류장. 지씨가 사는 신동마을 입구에서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는 길에는 자동차공업소와 공장 등으로 향하는 차량이 다수 오가고 있었다. 차량 1대가 지날 수 있는 좁은 길인데 인도가 따로 없어 행인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이었다.

지난 11일 서구청 홈페이지에는 "갑작스럽게 정류장을 없애는 사유를 고지해 달라"며 "다른 정류장보다 상대적으로 이용률이 많지 않은 정류장이라도 어르신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서 정류장 존치를 재검토해 달라"는 민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인천시는 서부경찰서 등과 협의해 올해 초 기존 버스정류장을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차량 통행 안전문제 등을 고려해 올해 하반기 중 인근 도로 확장 공사가 끝나면 원래 위치로 정류장을 다시 옮긴다는 계획이다.

인천시는 버스정보시스템을 통해 버스정류장 이전을 공지했으나 주민들은 대부분 이를 확인하지 못했던 것이다. 인천시 버스정책과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도로 공사 이후 정류장을 다시 옮긴다는 계획을 현수막으로 제작해 게시하거나 통장을 통해 알리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