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날 기념' 인식 설문조사

'사회서 존중받는 직업' 4.8% 뿐
늘봄학교·유보통합 최악정책 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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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사노조 조사 결과 10명 중 2명만이 교직생활에 만족한다는 답변이 나왔다. /경인일보DB


'교권 존중과 스승 공경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고, 교원의 사기 진작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지정된 날.'

법정기념일 '스승의날'(5월15일)을 앞두고 인천의 한 교원단체가 현직 교사들의 인식과 근무 여건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설문조사 결과를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인천교사노동조합이 13일 발표한 '2024 스승의날 기념 인천 교원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현재의 교직 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한 교사는 전체 응답자의 22.9%(156명)에 그쳤다.

스승의날을 앞두고 지난달 15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 이 조사에는 인천지역 유·초·중등·특수교원 679명이 참여했다. 교사들이 교육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확인하고, 더 나은 교육환경 조성 방안을 함께 고민한다는 취지다.

'나의 직업은 우리 사회에서 존중받고 있다'는 문항에선 긍정적으로 답변한 교사가 전체 응답자 중 33명(4.8%)에 불과했다. '그렇지 않다'는 227명(33.4%), '매우 그렇지 않다'는 305명(44.9%)에 달했다.

이에 대해 인천교사노동조합은 교권 침해 등으로 교직 생활에 회의감을 가지는 교사가 훨씬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새 학기가 시작된 3월 한 달간 인천교사노조에 접수된 교사들의 악성 민원 관련 상담 건수는 총 3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접수된 상담(4건)의 10배 가까이 늘었다.

정부의 교육 정책도 교사들을 힘들게 하는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이번 설문에서 정부의 주요 교육 정책을 A~F학점으로 매긴 결과 '늘봄학교 전국 도입'은 606명(89.2%), '유보통합 추진'은 598명(88.1%), '학교폭력 전담조사관 제도'는 670명(99.0%)에게 F학점을 받았다. 충분한 기반 마련 없이 서둘러 도입했거나 시행을 앞두고 있어 교사 업무 과중을 불러온다는 부정적 평가가 주를 이뤘다.

그럼에도 인천지역 교사들은 학생들을 위해 더 나은 교육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더 전문적인 학급 생활지도, 에듀테크 활용 등 변화하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자 '자발적 모임을 통한 학습'(297명), '교사 개인이 필요해서 개설한 교육'(161명), '교원 연수기관이 개설한 연수'(68명) 등에 참여하고 있었다.

인천 한 중학교 교사 A씨는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두려움, (늘봄학교·유보통합 등) 새로운 정책 도입 등 교사들의 스트레스는 심해지고 있다"며 "그래도 좋은 교육만이 아이들을 훌륭한 인재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마음으로 전문성 향상 등에 더 노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인천교사노조 이주연 위원장은 "교사들의 사회적 지위는 추락했지만, 그래도 책임감을 가지고 올바른 사회구성원을 길러낼 수 있도록 교사들의 가르칠 권리가 법적으로 보장돼야 한다"며 "인천시교육청도 수업하는 교사들의 실제 의견을 반영해 꼭 필요한 지원을 하도록 힘써 달라"고 말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