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정상회의 개최도시 현황·(4)]


미국·중국과 밀접한 도시 인천을 개최도시로


바이오·신재생 등 지역 가치 높아
물류·인적 진출입 항만·공항 위치
한국의 투자가치 높다는것 보여줘


APEC 기획 경제영향 부문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개최도시로 유치전에 나선 인천은 산업도시로서 한국 기업 생태계를 보여줄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국제 무역과 통상의 진출입로인 인천 신항부두 뒤로 바이오 산업단지로 급부상한 송도국제도시가 보이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경제 지도자들'간 모임이라는 점에서 대한민국 관문 도시이자 국가 차원의 산업도시로 육성된 인천에서 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APEC 회원국 미국과 중국 간 무역을 중심으로 한 패권 경쟁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두 국가와 역사·지리적으로 연관성이 높은 인천이 '한미동맹 강화'와 '대중국 경제 협력 강화'라는 실익을 가져다줄 도시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기업인들은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를 선정하는 기준으로 국가 브랜드 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가를 가장 주요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APEC 정상회의 기간 회원국 내 주요 기업인들이 개최도시에서 주요 기업체 방문부터 투자 유치 활동 등 '비즈니스 네트워킹'을 벌이는 만큼 기업인들이 경제활동을 하기에 한국이 매력적인 곳이라는 신뢰감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박주봉(대주·KC그룹 회장) 인천상공회의소 회장은 "기업이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크게 고려하는 점은 인프라와 인적 자원을 충분히 갖췄느냐에 있다"며 "주요 신산업으로 꼽히는 바이오부터 신재생 등 잠재적 가치가 높은 산업 상당 부분이 인천에 자리잡고 있는 것은 한국의 투자 가치가 높다는 점을 단번에 보여줄 수 있는 요소"라고 말했다.

반면 박 회장은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로 경쟁 중인 경주, 제주는 한국의 투자 잠재력을 보여주기에 한계가 명확하다고 진단했다. 신산업 기반 글로벌 기업이 부족하고 경제보다는 관광·문화에 초점을 맞춘 도시 특성상 APEC 취지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APEC 등 국가 간 경제협력체를 연구해온 전문가들은 외국 기업을 위한 투자·경영 환경을 갖췄고 물류·인적 자원의 진출입로인 항만·공항이 있는 인천에서 APEC을 열어야 할 당위성이 충분하다고 봤다. APEC 정상회의 개최가 글로벌 기업 투자 성과로 이어지려면 개최도시의 경제적 강점을 부각하는 동시에 의장국인 한국 정부가 투자 유치와 밀접한 경제 문제 중심의 어젠다 설정에도 힘써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외교부 산하 비영리법인 아시아경제공동체 재단 이사장인 박제훈 인천대 교수는 "인천은 전국 최대 규모의 경제자유구역과 항만, 공항을 발판으로 다양한 분야의 산업이 발달하는 등 경제적 잠재력이 크다"며 "경제문제를 다루기 적합한 도시에서 행사를 개최하고 경제와 밀접한 어젠다를 설정하고 주도해 나가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APEC 회원국 중 경제 교류 비중이 높은 미국과 중국 간 협력 증대를 도모할 수 있는 지역으로도 인천이 적합하다고 봤다. 두 국가 모두 인천과 오랜 기간 밀접한 연관을 맺었다는 점에서 중재할 수 있는 키를 쥐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박제훈 이사장은 "한국은 한미동맹 강화에 힘쓰고 있지만, 최대 무역국인 중국과 교류에 있어서도 협력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게 주된 과제"라며 "인천은 인천상륙작전과 한국 최초 하와이 이민이 이뤄진 미국과 역사적으로 관계가 깊고, 중국과는 지리적으로는 가까워 도시 간 교류가 활발하다. 미중 갈등 국면에서 두 국가를 중재할 수 있는 키를 쥔 도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20240516010001621000150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