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내의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줄고 있다. 도내 교통사고 건수가 2021년 5만3천332건에서 2022년에는 5만2천968건으로, 지난해에는 5만1천376건으로 2년 만에 2천여 건이 축소된 것이다. 그러나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건수는 급증 추세이다. 지난 2021년 6천883건에서 2022년에는 7천917건으로, 작년에는 9천141건으로 꾸준하게 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운전자 사고 대비 고령 운전자 사고 발생비율은 17.8%로 우려가 크다.
경기도에서는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하면 지역화폐 1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도비 14억5천만원과 매칭된 시군비를 포함해 29억원을 투입해서 총 2만6천418만명이 면허를 반납했다. 그러나 올해는 소요예산이 줄어 국비 사업을 신청한 14개 시군에만 국비 3억3천900만원과 도비 3억9천50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어서 사업량도 작년의 절반 이하인 1만1천300명으로 쪼그라들게 생겼다.
나라 전체적으로도 동일한 양상이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건수가 지난 2021년 3만2천여 건에서 작년 3만9천여 건으로 2년 만에 무려 7천여 건이 증가한 것이다. 교통사고 시 사망자가 발생하는 비율인 교통사고 치사율은 2%대 내외로 1% 초중반에 머무르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월등히 높으나 운전면허 자진 반납률은 2%에 머물러 신통치 못하다. 인센티브가 지자체별로 약간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10만원 상당의 교통카드, 지역화폐, 온누리상품권 등을 지급한다. 이마저도 일회성 지급에 그쳐 면허 보유자들에겐 의미 있는 유인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전국의 65세 이상 운전자 수는 5년 전에 비해 42% 증가한 475만명이다. 80세 이상의 면허 소지자도 36만명 이상이다. 은퇴한 노인들의 개인택시, 택배 등 운수업 참여 급증은 설상가상이다. 신체 나이도 젊어지는 등 '고령운전시대'의 막이 올랐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한국도 내년부터 고령인구 수가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데 경찰청은 고령 운전자 수가 2025년 580만명, 2040년에는 1천844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고령운전 교통사고 건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자가용차는 필수품이어서 노인들의 이동권을 제한할 수도 없다. 도로 위의 불안 해소가 관건이다. 고령사회에 부합하는 도로교통정책 전반의 손질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