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친환경 소재 도료를 만드는 (주)제이치글로벌은 재작년까지만 해도 내수 시장에만 의존했다. 이 회사 오주명(40) 대표는 국내 경기가 악화돼 해외로 시장을 넓히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항공료·인건비 등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어떤 나라를 공략해야 할지 확신도 없어 엄두를 못 냈다고 했다.

인천시가 지난해 처음 시행한 ‘청년 해외진출기지 지원사업’(이하 청진기 사업)에 제이치글로벌이 선정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해외 미팅에 필요한 비용을 일부 지원받았다. 오 대표가 원했던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외에도 베트남 등 새로운 시장을 경험하며 해외 진출에 대한 시야를 넓혔다. 제이치글로벌은 지난해 인도에서 2만달러 정도의 수출을 이뤄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기업과도 협업을 앞두고 있다. 오 대표는 “청진기 사업을 통해 초기 비용을 지원받으면서 해외 진출의 기회를 얻었다”며 “새로운 해외 시장에 대해 사전 조사를 한 덕분에 (해외 진출 국가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청진기 사업은 인천지역 청년의 국제시장 진출을 돕는 사업이다. 인천시는 지난해 청년 (예비)창업가 10명을 모집해 ‘맞춤형 컨설팅’ ‘글로벌 액셀러레이팅(창업기획)’ 서비스를 제공했다. 기업별로 최대 1억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급했고, 현지 시장 조사 등을 도왔다. 그 결과 ▲해외 법인 설립 3건 ▲협약 체결 29건 ▲프리IPO(상장 전 자금유치) 등 277억원 투자유치 ▲해외 수출 9만7천113달러 ▲특허 출원·등록 46건 ▲판로 개척 89건 등의 성과가 나타났다.

인천시는 올해도 청진기 사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인천시는 오는 20일부터 6월10일까지 청년 (예비)창업가 12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공고일 기준 만 39세 이하로, 거주지나 사업장이 인천에 있는 7년 이내 기술 분야 창업가, 예비창업가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2026년까지 총 100명의 청년 (예비)창업가를 발굴해 해외에 진출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 사업을 매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