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상상 덧붙여 임시정부 그려내
■ 미인 1941┃조두진 지음. 이정서재 펴냄. 308쪽. 1만6천800원
작품은 독일이 소련을 침공한 1941년 6월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당시 소련의 스탈린은 서부에서 독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었고, 동부에서 독일의 동맹국인 일본의 관동군이 침공할 가능성이 높았다. 급박한 정세에 위기를 느낀 스탈린은 일본 관동군의 상황을 알고싶어 했다.
한편 충칭의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렸고, 많은 독립 투사들이 광복군에 지원했으나 지급할 무기가 없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뇌부는 고심 끝에 스탈린의 딜레마를 파고들어 일본의 고위관료 오자키 호즈미를 납치해 스탈린에게 넘기고 그 대가로 무기를 공급받는다는 계획을 세운다.
1941년 10월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도쿄 납치조'를 결성해 전투요원 3명과 오자키를 꾀어 충칭까지 데려올 여성 미인계 요원 1명을 급파한다. 하지만 그 여성요원과 전투요원은 서로가 사랑하는 사이, 둘 앞에는 '사랑'과 '조국'이라는 선택지가 놓이게 된다.
'한겨레 문학상'을 수상한 조두진 작가의 신작 '미인 1941'은 사랑과 조국 독립 둘 모두를 지키고자 했던 한 여성 독립운동가의 운명을 긴박하고 흥미롭게 풀어간다.
책은 많은 설명을 하지 않았음에도 당시 일본 현재 풍경과 조선의 풍경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또 절체절명의 순간 예상치 못한 결말로 이어지며 민족의 운명 앞에 선택할 길은 무엇인지 질문한다.
단순한 독립운동가의 활동을 그린 이야기가 아닌,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들의 사랑을 희생해야 했던 연인의 운명에서 소설은 역사의 아픈 진실을 들추어낸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