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발송 경각심 떨어져 지적
"읍·면·동 구분 세부적 보낼 것"
기상청이 장마철을 앞두고 긴급재난문자 정규 운영에 나선 것을 두고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재난문자 관련 시민들에게 쌓여가는 피로감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16일 수도권기상청에 따르면 수도권 내 집중호우의 빈도와 강도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지난 50년 동안 수도권에 강한 호우(시간당 50㎜이상)가 발생한 일수는 연평균 12일(73년~82년)에서 21일(13년~22년)로 급증했다. 지난 2022년에는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에 거주하던 발달장애 가족 3명이 급증한 호우에 빠져나오지 못해 숨지기도 했다.
이에 수도권기상청은 호우로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경우 시민들에게 '긴급재난문자'를 직접 발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해 임시로 운영한 결과를 토대로 지난 15일부터 정규 운영에 나섰다.
그동안 기상청은 지진에 한해서만 재난문자를 발송해 왔고 홍수예보·특보 역시 기상청 자료를 기반으로 행정안전부나 지자체가 보냈다. 기상청은 기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만큼, 즉각적으로 발송하는 집중호우 긴급재난문자가 침수·인명 피해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재난문자에 대해 쌓여만 가는 시민들의 피로감은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재난문자 송출 건수가 급증하며 시민들이 재난문자에 느끼는 피로도가 높아져 있기 때문이다.
군포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36)씨는 "살고 있는 군포에서 의왕을 지나 수원으로 출근하는데 많은 지역을 거쳐서 그런지 모든 곳에서 재난문자를 받는다"며 "기상 상황이 안 좋은 날은 핸드폰이 몇 차례나 울려 불편하고 오히려 경각심이 떨어질 때도 있다"고 했다.
이에 수도권기상청은 긴급재난문자를 읍면동까지 구분·전송해 실제 긴급 대피가 필요한 시민들에게만 문자가 전달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수도권기상청 관계자는 "시군 단위로 전송되는 지자체 재난문자와 달리 읍면동까지 구분해 세부적으로 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외에도 호우의 이동과 발달까지 살펴 실제 집중호우로 인한 대비가 필요한 시민들에게만 정확히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