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전 직원·외주 프리랜서 미지급
"A사, 100여명에…1억 이상 밀려"
등록인원 728명, 피해 더 클수도
업체 "책임감 가지고 순차 해결"
국내 720여 명의 성우들이 등록돼 있는 '목소리 중개' 플랫폼 업체에서 1억원이 넘는 규모의 임금체불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성우 중개 플랫폼 운영사인 A사의 전 직원들과 한국성우협회 소속 성우들에 따르면 A사는 성우와 성우의 목소리를 필요로 하는 업체(의뢰인)를 연결해주는 곳으로, '목소리 전문 거래 플랫폼'을 표방하며 지난 2020년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A사는 계약을 맺고 의뢰 업체들에 노무(목소리)를 제공한 성우들에게 일부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00명 이상의 성우들이 이 같은 임금체불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으며, 많게는 피해 규모가 1인당 300만원에 달하는 등 총 체불 규모는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우뿐 아니라 A사의 전 직원들과 A사가 제작한 콘텐츠의 외주 용역을 맡은 프리랜서들도 임금체불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A사에서 일했던 한 직원은 퇴직금을 포함해 1천800만원가량 급여를 받지 못해 최근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A사 콘텐츠의 외주 오디오 작업을 진행한 B씨는 "(올해) 1월과 3월에 작업한 프로젝트의 임금 400만원가량을 받지 못했다"며 "A사에 문의를 할 때마다 '월말에 지급하겠다'며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는데, 프리랜서 신분이라 노동부에 정식으로 문제 제기도 할 수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A사엔 현재 방송국 공채 출신 등 협회 소속 성우 289명과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비협회 439명의 성우가 홈페이지에 등록돼 있다. A사와 거래하는 등록 성우들이 720여명에 이르고 교재 녹음 등 자체 프로젝트 작업까지 해온 점을 고려하면, 임금체불 규모는 지금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A사로부터 퇴직금 등을 받지 못한 전 직원 C씨는 "남은 급여를 받지 못하고 퇴사한 직원이 더 있다"며 "(A사) 콘텐츠 작업에 참여한 한 협력업체는 7천만원 정도 용역비를 받지 못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A사 측은 회사 경영 악화로 임금 지급이 미뤄진 사실을 시인하면서 임금체불 문제를 해소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A사 관계자는 "매출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고 펀딩 프로젝트 등에서 적자가 난 결과, 회사 경영이 많이 힘들어졌다"며 "(체불액 1억원 이상의 주장과 달리) 미지급된 성우 임금은 2천여만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책임감을 가지고 이달 말까지 밀린 성우급여를 다 지급하고 외주업체 정산금도 순차적으로 갚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