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기흥고 교사 실수 '정정 요구'
"증빙 자료 필요" 두달 넘게 소극적
용인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의 실수로 학교생활기록부 내용이 잘못 기록된 일이 발생해 해당 학생 측의 수정 요구가 잇따르고 있지만, 학교 측은 수개월째 절차상의 이유로 수정을 회피하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기흥고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지난 3월 '나이스(교육행정정보시스템) 학부모서비스' 사이트를 통해 자녀의 생활기록부를 확인하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자녀의 고교 2학년 수학1 과목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내용이 잘못 기재돼 있었기 때문이다.
확인 결과 다른 학생의 평가 내용이 A씨 자녀의 생활기록부에 기록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하반기 등 향후 대학 수시원서 접수 시 함께 제출해야 할 수도 있는 중요한 자료에 오류가 생긴 것이다.
A씨는 자신의 자녀를 포함해 학생 4명의 기록이 잘못됐다며 학교에 즉각 생활기록부 내용 정정을 요청했고, 학교 측은 지난달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열어 해당 내용을 심의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절차만 운운할 뿐 두 달이 넘도록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생활기록부는 현재까지도 수정되지 않은 상태다.
교육부 훈령인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에 따라 객관적인 증빙 자료가 있는 경우에만 생활기록부 정정을 할 수 있는데, 이번 사안의 경우 학업성적관리위원회에서 생활기록부 정정이 가능한 객관적인 근거 자료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이에 학부모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A씨는 "해당 선생님이 생활기록부 기재 오류를 인정했는데, 선생님이 준 자료가 객관적이지 않으면 어떤 자료가 객관적이라는 것이냐"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기흥고 측은 "학부모의 요청에 따라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다시 열어 재심의를 진행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