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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중구 인천수협연안공판장에서 서해에서 갓 잡은 꽃게 경매가 열리고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인천 앞바다에서 잡히는 꽃게 품질이 올해 들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획량은 늘었지만, 상품성이 떨어지면서 어민과 시장 상인들의 걱정이 느는 올해다. 인천수협에 따르면 최근 중구 연안부두 공판장에서 거래되는 꽃게 1㎏의 평균 경매가격은 8천원 안팎이다. 꽃게 1㎏당 경매가격이 1만원을 넘는 경우도 있었으나 올해는 상품가치가 좋은 꽃게를 찾기 어려워지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4~5월에 잡히는 꽃게는 암컷이 많다. 산란기를 앞두고 알을 밴 꽃게의 상품성이 높다. 하지만 올해는 알을 밴 암꽃게는 물론 살이 꽉 찬 수꽃게도 많이 줄었다. 매일 30t 안팎의 꽃게가 연안 공판장으로 들어와 거래된다. 어획량만 놓고 보면 지난해보다 늘었지만 꽃게의 생육상태가 좋지 않아서 거래가격은 평년보다 떨어졌다. 소래포구 전통어시장도 제값 받고 팔리는 꽃게가 예년보다 줄었다고 한다.

인천 앞바다를 비롯한 서해에서 살이 차지 않거나 껍질이 덜 여문 '물렁게'가 나오는 시기는 통상 8~9월이다. 산란기에 해당하는 6~8월 사이에 알을 낳은 암꽃게들이 허물을 벗으면서 껍데기가 단단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지난해 봄부터 물렁게가 잡히는 경우가 늘었고, 올해는 그 숫자가 증가하면서 어민들과 어시장 상인들의 우려도 커졌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는 원인 파악에 나섰다. 서해수산연구소는 꽃게의 성장이 부진한 원인으로 지난해 산란기에 표층과 저층(심해)의 큰 온도차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수온 차이만으로 꽃게 생육에 대한 모든 것이 설명될 수는 없다고 부연했다. 서해수산연구소는 지난 3월 '서해 봄어기(4~6월) 꽃게 어획량' 자료를 통해 올봄 꽃게 어획량이 지난해와 유사하거나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산란기(5~12월)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아 꽃게 성장에 필수요소인 영양염과 염분 등이 충분히 공급됐기 때문이다. 예측한 바와 같이 올해 봄어기 꽃게 어획량은 늘었지만 꽃게의 성장은 부진하다. 서해수산연구소 측은 서해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확인하고 있으나, 명확한 파악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봄어기에 다량으로 나타나고 있는 '물렁게'의 원인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해양환경 변화에 대한 전문적인 검증과 함께 대책 또한 마련되어야 한다. 봄·가을 조업기 6개월간 꽃게잡이로 생계를 이어가는 어민들과 상인들의 걱정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