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부터 전국 장애인 문화체험
백령도 1박2일 일정 60여명 참여
"갈매기떼 소리 듣고 상상의 나래"


"흔히들 바다는 눈으로 본다고 하지만 우리는 마음으로 봅니다."

시각장애인들이 인천 바다에 떠있는 168개 보물섬을 여행한다. 첫 대상지는 효녀 심청의 전설이 서려있는 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다.

'제1회 전국 장애인 문화체험 프로그램, 168개 보물섬 투어'가 오는 29일 시작된다. 이 행사는 인천시장애인문화협회가 주최하고 미디어문화협동조합이 주관한다.

오는 5월29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장애인과 활동보조인 등 6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백령도에서 진행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함께 한다.

황해도와 가까운 백령도는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4시간 정도 배를 타고 가야 도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비장애인도 백령도행 배를 타기가 쉽지는 않지만, 구석구석 숨은 비경을 간직하고 있는 섬이기도 하다. 효녀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져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한 전설이 서려 있기도 하다.

심청이 회생해 연꽃을 타고 조류에 떠밀려 닿았던 곳은 백령도 남쪽 해안에 있는 작은 바위섬인 연봉바위다. 백령도 진촌리 북산 정상에서는 인당수와 연봉바위가 동시에 내려다보인다. 옹진군은 지난 1999년 이 곳에 심청의 효심을 기리기 위해 2층 규모의 심청각을 조성했다.

참가자들은 또 콩돌해안에서 바람에 실려오는 파도소리를 듣고, 천연비행장인 사곶해변을 거닐며 아름다운 추억을 담아올 예정이다.

이번 보물섬 투어에 참여하는 박용월씨는 "시각장애인이 어떻게 바다구경을 하느냐고 이야기할 수 있으나, 우리는 바다를 마음으로 본다"며 "하늘을 나는 갈매기떼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자유로워지고, 상상의 나래가 펼쳐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시각장애인들이 주로 참여하는 문화체험단은 섬 지역 주민들을 위한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

행사를 주관하는 미디어문화협동조합 관계자는 "이 행사를 시작으로 장애인들이 인천의 더 많은 섬을 경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