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해양 다양하게 연구… 주민들 삶도 풍요로워져"
'해상풍력 가장 적합' 활용가치 높아
서해 '물렁게' 원인·해결방안 찾아야
'해양대학교' 설립 당위성 여건 갖춰
미국에서 시작된 '씨그랜트'(Sea Grant)는 지역 거점 대학에서 해양을 조사·연구하고 이를 지역 현안에 연계·반영해 해양 발전을 이끌어내는 사업이다. 해양수산부는 이 사업을 국내에 도입해 2007년 중부씨그랜트 사업단(현 인하대 경기·인천씨그랜트센터)을 지정했다.
우승범 인하대학교 해양과학과 교수는 올해로 17년째 인하대 경기·인천씨그랜트센터장을 맡으며 인천·경기 지역 어촌 역량 강화와 해양 분야 전문 인력 양성 및 국제 협력 등에 노력하고 있다.
해양 도시 인천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해상풍력 발전이다. 우 교수 역시 인하대 씨그랜트센터에서 인천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인 해상풍력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천 앞바다에서 해상풍력발전 사업을 추진 중인 글로벌 기업 오스테드와 업무 협약을 맺고 지역 상생을 위한 주요 사업을 함께하기로 했다.
우 교수는 "씨그랜트의 기본적 목표는 지역 해양 연구·조사와 결과물을 통한 현안 과제 해결, 상생을 위한 주민 교육"이라며 "지역 주민이 필요로 하고 아쉬워하는 점을 지역 대학이 발굴해 해결 방향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섬이 많은 인천 특성상 주민들과 해상풍력 사업이 밀접할 수밖에 없다. 기업과 함께 기금을 조성하고 해양 모니터링, 해양 정보에 대한 주민 교육, 대민 활동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 교수는 해상풍력에 가장 적합한 지역이면서 기후변화에 민감한 인천이 해양 분야에서 활용 가치가 높다고 강조했다.
우 교수는 "인천은 해양과 기상을 함께 봐야 하는 곳이다. 바다 수심이 얕고 조석 흐름이 강해 해무를 비롯한 다양한 기상 현상이 활발히 관측된다"며 "국내 대표적 해양도시 인천이 부산과 비교해 갖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이라고 했다. 또 "해상풍력은 바다에 설치되지만 에너지는 기상에서 얻는다. 해상풍력은 인천 해양의 연구·조사를 확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천 해양에 대한 연구는 곧 지역 주민의 삶과도 연결된다는 게 우 교수 설명이다. 최근 서해 꽃게 어획량이 늘었지만 '물렁게'로 상품성이 낮아진 것도 인천 해양 연구를 통해 원인과 해결 방향을 찾아야 하는 사례다.
우 교수는 "바다 온도가 물렁게의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서해 수온은 전년도 기상과 관련이 깊은데, 지난해 차가워진 물이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꽃게가 따뜻한 연안으로 몰리고 먹이 경쟁이 심해진다. 결국 꽃게의 식물성 플랑크톤의 섭취가 늘면서 상품성이 낮아졌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인천 해양의 연구가 다양하게 이뤄져야 관련 해양 산업이 발전하고 지역 주민들의 삶이 풍요로워질 수 있다"며 "최근 연구기관과 정부, 기업이 함께 협력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인천이 해양대학교 설립 당위성을 갖는 이유 중 하나다"라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