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직원 등 20여명 현장 찾아

상상플랫폼·영종인스파이어 방문

행사·숙박·교통 인프라 모두 갖춰

내달 최종 후보지 결과 발표 앞둬

인천시청에 APEC 정상회의 유치를 기원하는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경인일보DB
인천시청에 APEC 정상회의 유치를 기원하는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경인일보DB

인천시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 선정을 위한 현장 실사는 경제도시 면모를 보여주는 대규모 국제회의시설 ‘송도컨벤시아’에서 시작해 대한민국 관문 ‘인천국제공항’을 종착지로 마무리됐다. 지난 2년여간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 유치라는 승기를 잡기 위해 쉴 새 없이 향해 달려온 지역사회는 내달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22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외교부 직원, 정부·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APEC 개최도시선정위원회 위원 등 20여명은 이날 오전 첫 번째 행선지인 인천 송도국제도시 송도컨벤시아를 찾았다. APEC 개최도시선정위 위원들은 인천의 경제도시로서 역량이나 APEC 정상회의 개최에 따른 파급효과 등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APEC 현장실사 첫 번째 행선지인 송도컨벤시아. /경인일보DB
APEC 현장실사 첫 번째 행선지인 송도컨벤시아. /경인일보DB

송도컨벤시아는 경제·산업·교육·문화 인프라 교류 거점지로서 전국 최초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송도 등을 기반으로 성장한 인천 발전상을 한눈에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다. 국가 주도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동력으로 인천에 자리잡은 글로벌기업과 국제 기구·대학은 물론, 국제·국내 공항과 접근성을 바탕으로 국내외 교류 기회를 제공하는 국제회의시설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3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 규모를 바탕으로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포럼 등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경험을 갖고 있다. 일대에는 각국 정상이 머물 컨벤션호텔과 공연장·쇼핑센터 등 12곳이 모여 있다.

APEC 개최도시선정위는 송도컨벤시아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대규모 공연장 ‘아트센터 인천’으로 이동해 약 2천석 규모의 시설을 점검했다. APEC 정상회의에서는 주로 회원국 간 무역 등 경제 전반 협력 방안을 논의하지만, 문화·예술 관련 부대행사를 즐기는 자리도 열린다. 국제 규모의 문화행사를 열 수 있는 충분한 시설을 보유한 것이 APEC 정상회의 개최에 필요한 주요 요소 중 하나인 이유다.

아시아 최대 규모인 곡물창고를 복합문화공간으로 개조된 중구 내항 8부두 ‘상상플랫폼’은 정상 만찬장으로 APEC 개최도시선정위에 소개됐다. 상상플랫폼은 1천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실내 공간을 갖춰서 정상 만찬장으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상플랫폼은 오는 7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과 같은 첨단 미디어 콘텐츠를 담은 전시관과 스튜디오·공방·식음료시설 등 입주를 앞두고 있어서 APEC 정상회의에서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

APEC 개최도시선정위는 이날 정상·수행원 등을 수용할 주요 숙박시설로 영종도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인천 파라다이스시티’를 찾았다. 인스파이어 리조트가 최근 개관한 국내 최대 규모 차세대 실감형 미디어아트 전시관은 인천을 방문하는 정상, 경제인들에게 신기술 활용 측면에서도 눈길을 끄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천은 4·5성급 호텔 10여 곳에 정상 경호에 적합한 ‘프레지덴셜 스위트룸’만 43개를 보유하고 있다.

APEC 현장실사 마지막을 장식한 인천국제공항. /경인일보DB
APEC 현장실사 마지막을 장식한 인천국제공항. /경인일보DB

APEC 개최도시선정위가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인천국제공항이다. 인천은 인천공항을 통해 국가 관문도시로서 발전했고 항공정비산업(MRO)·도심항공교통(UAM) 등 신산업 경제 기반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APEC 정상회의 개최 취지에 부합한다. 국제적으로도 뛰어난 경쟁력을 갖춘 공항시설을 보유한 데다 APEC 정상회의가 열릴 송도컨벤시아까지 불과 20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는 높은 접근성도 갖췄다. 정상들이 회의장·호텔 등을 오가는 교통 여건 측면에서 이동 경로가 짧기 때문에 경호·경비 용이성이 높다. 외교부는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 선정 평가 항목으로 공항시설과 교통 여건을 내걸었다.

APEC 개최도시 선정 키를 쥔 APEC 개최도시선정위는 인천을 끝으로 후보도시 현장 실사를 마무리했다. 앞서 개최도시 유치전에 뛰어든 경주(20일), 제주(21일)에서도 회의시설·만찬장·컨벤션호텔 등을 둘러봤다. 외교부는 APEC 개최도시선정위 심사를 바탕으로 내달 2025년 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에서 개최도시를 최종 선정한다고 했다.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 평가 기준은 ▲정상회의 운영 여건 ▲개최 목적 및 기본계획 명확성 ▲국제회의 부합 도시 여건 ▲국가 및 지역 발전 기여도 4개 항목으로 제시됐다.

인천시는 이날 APEC 정상회의 유치추진위원장으로 박상기 전 제네바대표부 대사를 위촉해 유치전 열기를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인천 출신인 박상기 위원장은 2005~2006년 인천시 국제자문대사를 지내고 APEC 대테러대책반 의장, UN 한국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APEC 정상회의 유치추진위원회는 개최도시 확정 전까지 대정부, 국회 등에 인천의 APEC 정상회의 개최 필요성을 알리는 역할을 맡는다. 부위원장에는 인천 경제계 대표인 박주봉(대주·KC그룹 회장) 인천상공회의소 회장이 임명됐다.

박상기 APEC 정상회의 유치추진위원장은 “남은 시간 APEC 정상회의 인천 유치에 힘쓰겠다”며 “인천이 유치도시로서 뛰어난 역량을 갖췄다는 점을 알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