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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심리가 5개월 만에 다시 비관적으로 돌아섰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중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98.4로 지난달보다 2.3p 하락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현재 생활형편·생활형편 전망·가계수입 전망·소비지출 전망·향후 경기전망 등을 이용해서 산출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반영하는 지표로 100보다 크면 낙관적으로, 100 미만이면 비관적으로 해석한다. 이번 조사는 이달 7∼14일 전국 2천500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 겹친 데다 불안한 국제 원자재 가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환율과 에너지 가격·기대인플레이션 등 물가를 자극할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 연준(Feb)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한 터에 원·달러 환율까지 치솟아 수입 물가를 밀어 올리는 중이다. 기상이변에 따른 에그(식량)플레이션 개연성이 커지는 터에 화약고 중동 상황은 갈수록 점입가경이어서 기름값이 언제 다시 튀어 오를지 모른다는 점도 복병이다. 한국전력의 경우 올해 30조원 이상의 적자 축소를 위한 전기요금의 순차적인 인상 예상도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는 요인이다. 5%대 물가 오름세가 내년까지 더 지속될 수도 있어 '고물가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졌다.

기업들의 경기 전망도 별로다. 21일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6월 전망치가 95.5로 확인되었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긍정적,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으로 판단한다. BSI 전망치는 2022년 99.1을 기록한 이후 27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하고 있다.

반도체 수출 호조 등 긍정적인 시그널에도 내수와 투자는 2022년 7월 이후 24개월째 기준선 100을 못 넘고 있다. 수출 상승세가 내수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다. 정부의 국내 경제 회복 조짐 운운과 비교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7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에서 제조업과 수출 호조세에 방한 관광객 증가와 서비스업 개선 등의 내수 회복 조짐을 언급했었다.

'수출 증가 → 내수 확대' 정설이 깨진지 오래다. 소비 및 투자 진작이 시급한데 거부권 정국이 장기화할 수도 있어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