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낳은 아이 두 명을 출생 직후 살해한 30대 친모가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류호중)는 23일 선고공판에서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37)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한 명의 인격체인 갓 태어난 아이를 보호의무를 가진 친모가 살해한 것은 결코 가볍지 않다”면서도 “피해자를 처음부터 살해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당시 원치 않은 임신으로 홀로 아이를 출산해 신체적·심리적으로 고통을 받은 등 피해자의 사정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이날 연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A씨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눈물을 흘리며 판결을 들었다.
A씨는 지난 2012년 9월과 2015년 10월 출산한 남자아이를 각각 출생 직후에 살해하고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 도봉구 한 모텔에서 태어난 첫째 아들은 살해한 뒤 시신을 인근 야산에 묻어 유기했고, 인천 연수구 공원 내 공중화장실에서 태어난 둘째 아들은 살해한 뒤 문학산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범죄는 병원에서 아이가 태어났으나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출생 미신고’ 아동을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A씨는 인천의 한 기초지자체가 2012년에 낳은 아이가 출생신고가 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묻자 압박감을 느끼고 경찰에 자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