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한동훈 출마·이재명 연임' 놓고 혼란
지지층-일반 국민 사이 찬반 비중 엇갈려
양자 충돌한다면 무엇이 우선이어야 할까
국민의힘 차기 당권경쟁은 경쟁적으로 보인다. '나경원, 유승민, 윤상현의 출마'를 예상하지만 한동훈의 거취가 결정적이다. 스스로의 결정이든 끌려나오는 것이든 그의 당권도전은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다.
민주당 리더십은 이재명 대표의 연임여부가 쟁점이다. 이 대표가 재출마한다면 사실상 추대가 될 전망이 대부분이다.
양당 리더십 재편의 핵심 '한동훈의 출마와 이재명의 연임'에 대한 여론은 혼란스럽다. 두 사람 모두 당원과 핵심 지지층의 높은 지지를 받지만 당 밖으로 나가면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4월 하순 한 조사에 따르면 한동훈의 당권도전에 대해 유권자 10명 중 5명 이상(52%)은 반대한다. 찬성은 43%.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 또는 보수층에서는 58%가 그의 출마에 찬성한다.
한동훈의 당권도전에 대한 일반 국민의 여론과 국민의힘 지지층 또는 보수 유권자들의 생각이 엇갈리는 장면은 5월 초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한동훈의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 전체 유권자의 52%는 반대하고 찬성은 35%다. 한 달 전 조사와 비교하면 반대는 비슷하고 찬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정반대의 의견분포를 보인다. 그들 중 56%는 한동훈의 전당대회 출마를 지지한다. 그의 당권도전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지지층은 36%다. 한 달 전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지지층은 대체로 그의 전당대회 출마에 찬성한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당원 100% 경선으로 치러진다면 한동훈의 쉬운 승리가 점쳐지는 이유다. 5월 조사에서 한동훈을 포함한 여러 출마 유력 후보들의 국민의힘 대표 적합도를 물은 결과도 앞선 여론동향과 유사하다.
국민의힘 대표로 한동훈을 적합하다고 보는 국민의힘 지지층은 48%에 이른다. '원희룡(13%), 나경원(12%), 유승민(9%)'을 압도한다. 한동훈(26%)은 전체 유권자 대상 조사에서도 유승민(28%)에 오차범위 내에서 뒤진다.
한편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연임여부에 대한 여론도 한동훈 당권도전의 여론 흐름과 비슷하다. 4월 초 조사들에 따르면 일반 국민들은 이 대표의 연임에 상대적으로 반대의견이 높다. '찬성 46% vs. 반대 49%' 또는 '찬성 43% vs. 반대 48%'다.
민주당 지지층 또는 진보적 유권자들의 생각은 정반대다. 그들은 이 대표의 연임을 압도적으로 지지한다. '찬성 61% vs. 반대 32%' 또는 '찬성 68% vs. 반대 26%'다.
보수적 유권자들은 이재명 연임에 부정적이다. '찬성 30% vs. 반대 68%' 또는 '찬성 23% vs. 반대 74%'다. 중도층은 일반 국민의 여론동향과 유사한데, '찬성 40% vs 반대 45%'다.
5월 초 조사에서도 상황은 비슷한데 다른 게 있다면 일반 국민의 이 대표 연임에 대한 찬반의견이 접전양상으로 바뀐다. '찬성 44% vs. 반대 45%'. 한 달 전에는 오차범위 내외에서 반대의견이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5월 초에는 찬반 비중이 붙었다.
민주당 지지자냐 아니냐의 간극은 한 달 전과 비교하면 더 벌어진다. 민주당 지지층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찬성 83% 반대 12%', 무당층은 '찬성 25% 반대 47%'다.
국민의힘은 대표 선출절차를 논의해야 할 전당대회 준비위와 선관위를 꾸려야 하지만 속도를 내지 못한다고 한다. 당원 아닌 일반 국민들의 의견을 어느 정도 어떻게 지도부 선출과정에 반영할지가 쟁점이다.
민주당은 "국회의장 후보, 원내대표 당 지도부 경선 때 권리당원 의견 10% 이상 반영을 원칙으로 하는 10% 룰"을 넘어 "원내대표와 국회의장 후보 뽑을 때도 국회의원 50%+당원 50%를 적용하자"는 주장까지 나온다.
양당 모두에게 당원과 지지층은 중요하다. 민주당은 "당원이 100만명 넘고 당비가 연간 180억원"이라고 한다. 규모는 다르겠지만 국민의힘도 엇비슷할 것이다.
작년 우리나라 정당들에 지급된 국고보조금은 모두 475억원. 민주당에 223억원, 국민의힘에 202억원으로 국민 세금이다. 2022년 양대 선거나 올해 총선처럼 선거가 있을 때 국고보조금은 통상시의 두 배에 이른다.
양당의 리더십에서 민심과 당심은 어떻게 얼마나 반영되어야 할까? 양자가 충돌한다면 무엇이 우선이어야 할까? 그들은 선택하고 유권자는 평가한다. 선택의 시간이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