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주문 시스템 도입 늘어
인건비 등 가격 경쟁력 약점 보완
성능 보증·점검 등 전문센터 필요
연간 6조원대 규모로 성장한 국내 중고 자동차 수출시장에도 온라인 판매 시스템이 서서히 도입되고 있다.
인천 연수구에서 중고차를 수출하는 세원무역 박영화(한국중고차수출조합 회장) 대표는 지난해부터 전체 판매량의 90%가량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오토위니' '비포워드' 등 중고차 수출 전문 플랫폼을 이용하거나 해외 바이어(구매자)들이 업체 홈페이지에서 차량을 보고 주문하는 방식으로 거래한다.
그동안 중고차 수출은 차량이 세워진 야적장을 방문한 바이어들과 직접 대면해 판매하는 일종의 '마당장사' 방식이 주를 이뤘다. 연수구 옛 송도유원지 일대에 대규모 중고차 수출단지가 조성된 것도 많은 차량을 세워둘 넓은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영업 방식은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국내 최대 중고차 수출단지인 인천 연수구 일대 업체들도 12~13%가량을 온라인을 통해 거래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설명이다.
중고차 수출 업계에선 코로나19로 인해 외국 바이어들의 입국이 어려워지면서 온라인을 통한 매출이 증가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고차 수출 전문 플랫폼 비포워드 관계자는 "바이어들이 아예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 그동안 온라인 판매에 거부감을 가졌던 중고차 수출 업계 관계자들이 영업 방식을 많이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중고차 수출 업계에 외국인들이 많이 진출한 것도 온라인 판매가 늘어난 이유다. 외국인들은 국내 업체와 비교해 인건비가 저렴한 탓에 가격 경쟁력에서 국내 업체들이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중고차를 온라인으로 수출하면 비교적 값이 싼 부지에 차량을 보관하고 있다가 판매 일정에 맞춰 출고하면 되기 때문에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온라인 중고차 수출을 늘리려면 차량의 성능을 정확히 보증하고 점검하는 전문센터 설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인천 중고차 수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중고차가 많이 수출되는 중동 지역 바이어들은 차량을 직접 보고 구매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코로나19 시기에는 어쩔 수 없이 온라인으로 차량을 사는 사람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입국이 자유로워지면서 온라인 중고차 수출 물량도 다소 정체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영화 회장은 "영세 업체들도 온라인 영업 방식을 도입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 등이 필요하다"며 "온라인 판매 환경에 맞춰 중고차 성능 점검센터를 구축하는 등 시설 개선도 지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