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투혼에 격려·배려 동료애 귀감
유망주 경쟁 부추기기 제도 손질 필요
경기도가 제53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맹위를 떨치며 전국을 호령했다. 하지만 일부 종목에선 '성적 지상주의'에 사로잡혀 어른들의 욕심이 나타나는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도 선수단은 지난 25~28일까지 4일간 전남 일원에서 열린 이번 소년체전에서 1천390명(임원 553명, 선수 837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13세 이하부(초등부) 21개 종목(전체 21개 종목)과 16세 이하부(중등부) 36개 종목(전체 36개 종목)에 선수들이 출전했다.
이번 체전을 통해 유망주들은 평소 갈고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고, 비록 승리하지 못했어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도의 명예를 빛냈다.
어린 선수들은 매경기 상대 선수들과 정정당당히 겨뤘고, 종목 임원과 학부모들은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뒷바라지하는 등 아낌없는 칭찬과 박수를 보냈다.
특히 수원제일중은 여중부 농구에서 7명의 선수에도 불구하고 결승까지 올라 은메달을 따내는 등 저력을 보여줬다. 수원제일중은 1학년 4명, 2학년 2명, 3학년 1명 등 총 7명으로, 적은 선수지만 체력과 신장의 열세를 극복하고 준우승까지 가는 기염을 토했다. 1학년을 주축으로 결승에서 신장이 뛰어난 수피아여중에 맞서 56-77로 패했지만 관중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하키 명가 성남 성일중도 선수들의 투지로 7년 만에 우승이라는 값진 선물을 일궈냈다. 성일중은 이번 체전 남중부 준결승전 대회 6연패 도전에 나선 충남 아산중을 접전 끝에 2-1로 누르는 이변을 연출했고, 마침내 결승에서도 경북 월성중을 4-2로 제압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체급종목과 개인종목에서도 선수들은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감동을 선사했다. 어린 선수들은 경기장에 누워 승패의 눈물을 흘리면서도 서로를 격려하고 배려하는 등 어른들도 하지 못하는 동료애를 발휘했다.
하지만 일부 종목에선 '성적 지상주의'로 금메달을 따내기 위해 유망주들에게 경쟁을 부추기는 등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소년체전은 지난 1988년부터 종합 시상을 하지 않고 종목별 시상만 진행해왔다. 이전에는 전국체육대회처럼 종합점수제로 시상식을 했지만, 대한체육회는 성적 지상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순위를 매기지 않았고, 시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비공식 메달 집계를 해왔다. 이로인해 일부 시·도는 경쟁을 위해 저마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비공식 메달 집계로 순위를 매기는 등 아쉬움을 남겼다.
도 체육계 관계자는 "어린 선수들에게 금메달을 따내라는 '성적 지상주의'가 아직도 일부 종목에서 나타나고 있어 아쉽다"면서 "유망주들에게 승리에 대한 열정과 경쟁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와 칭찬일 것"이라고 밝혔다.
/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