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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엽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장기간 표류했던 인천 내항 1·8부두 재개발사업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사업 주체인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 iH(인천도시공사) 등은 최근 인천 내항 1·8부두 재개발사업의 타당성을 검토받았고, 늦어도 연말까지 사업계획을 고시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인천 내항 1·8부두 재개발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내항 내 다른 부두의 재개발 여론도 커지고 있다. 심지어는 인천시의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내항뿐 아니라 인천 남항 컨테이너 터미널도 재개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지역에서 거론되는 이 같은 여론을 두고 인천 항만업계에선 관련 법률에도 어긋나는 행동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항만 재개발 및 주변지역 발전에 관한 법률'을 보면 항만 재개발 사업의 목적을 '노후하거나 유휴 상태에 있는 항만과 주변지역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개발하고 정비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인천 내항이나 남항 컨테이너 터미널은 노후하거나 유휴 상태에 있는 항만이 아니다.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1·8부두를 제외한 내항 2~7부두에선 지난해 인천항 전체 물동량 중 10%를 처리했다. 특히, 양곡이나 자동차 등 인천항 내 다른 부두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화물들도 여전히 수출입 되고 있다. 인천 신항의 중요성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지만, 남항 컨테이너 터미널도 인천항 전체 컨테이너 물량 중 30% 이상을 처리하고 있는 주요 부두다.

인천 시민들에게 바다를 돌려주고, 낙후된 구도심을 되살리는 항만 재개발사업은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 정상적으로 운영 중인 항만을 재개발한다면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상상 이상으로 많을 것이다. 인천항은 지역 경제 발전의 주춧돌 역할을 해왔다. 인천항이 인천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크다. 지금도 많은 인천 시민이 인천항을 중심으로 경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항만 재개발 확대를 섣불리 거론하면 안 된다. 그것이 진정으로 인천 경제를 생각하는 마음일 것이다.

/김주엽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