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노조·부품 협력업체 '고용 안정·공급망 연석회의'
국내 완성차 업계 최초 공식 출범
산업환경 지원 정책입안 제안 방침
한국지엠 노조와 부품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미래차 전환기를 맞은 인천 자동차 산업의 고용 안정을 논의하기 위해 공급망 연석회의를 출범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원청기업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노조, 부품 협력업체 노동자가 협의체를 만든 것은 한국지엠이 처음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와 금속노조 인천지부, 한국지엠 부품 협력업체 노조 등 금속노조 산하 9개 노조는 29일 한국지엠 부평공장 앞에서 '한국지엠 공급망 연석회의' 출범을 공식 발표했다.
공급망 연석회의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미래차 전환기를 맞은 인천 자동차 산업과 공급망 노동자들의 지속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출범했다. 2022년 11월 한국지엠 부평2공장 가동 중단과 올해 초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 개발계획 전면 취소 등으로 한국지엠과 부품업체 노동자의 고용 불안정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한국지엠이 본사인 글로벌지엠(GM)으로부터 향후 전기차 생산 물량을 배정받아도 고용 위기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3만개가 넘는 부품이 투입되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차의 부품은 1만5천여개 수준이어서 차량과 부품 생산에 필요한 인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공급망 연석회의 참여 노조들은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한국지엠과 부품 협력업체 생산직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이 계속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대원 금속노조 인천지부장은 출범식에서 "부평2공장 폐쇄 이후 부품사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렸지만, 인천시는 물론 정부도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며 "연석회의 활동을 통해 자동차 산업의 미래와 노동자들의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활동할 것"이라고 했다.
공급망 연석회의는 올해 첫 번째 활동으로 한국지엠에 부품을 납품하는 인천 내 협력업체들의 현황을 파악해 '공급망 지도'를 만들고,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지 못하는 기업과 노동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 입안을 정부와 자치단체에 제안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지역 노·사·민·관·학계가 참여하는 '자동차산업 혁신 추진단'(가칭)을 구성해 정의로운 미래차 산업 전환 방안을 모색하고, 한국지엠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지역사회에서 실천하도록 감시하고 요구하는 역할도 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르노코리아·KG모빌리티 등 중견 완성차 업체 노조, 공급망 부품기업들과도 지속가능성을 위한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안규백 한국지엠지부장은 "과거 위기를 겪을 때 한국지엠 지부가 원청기업 노조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공급망 연석회의를 통해 정규직과 비정규직, 부품사 노동자들이 연대하고 지역사회와 공급망 노동자들이 상생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