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00만원 안 준 전남편 ‘징역 3개월’
“왜 노력하지 않았나” 등 판사 호통
올 3월 김은진씨 소송 후 바뀐 분위기

법원 명령에도 수년간 두 아이의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3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양육비 미지급 재판에서 실형이 선고된 건 이번이 두 번째 사례다.
인천지법 형사7단독 문종철 판사는 30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8·남)씨에게 징역 3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문 판사는 “미지급 양육비가 6천만원을 초과하는 점을 봤을 때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해자는 두 아이를 홀로 돌보고 있다”고 판시했다.
문 판사는 이날 A씨가 법정에 출석하자 “왜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느냐”, “아버지 등가족에게는 물어봤냐”, “아이를 낳았으면 책임을 져야한다”고 호통쳤다.
A씨는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전 아내 B(38)씨에게 두 아이 양육비 7천700여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애초 법원은 지난 4월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며칠 전 양육비 미지급 사건의 피고인이 실형을 선고받은 것을 아느냐”며 “선고 기일까지 양육비를 지급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A씨는 법원의 이런 지적에도 B씨에게 양육비를 지급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B씨는 이날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법원의 지적에도 (전 남편) 연락 한 번 하지 않았다”며 “일용직으로 일을 한다곤 하는데,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천지법은 지난 3월 2014년 4월부터 최근까지 전 아내 김은진(44)씨에게 두 아이의 양육비 9천600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전 남편(44)에게 징역 3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양육비 미지급자를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이 개정된 이후 처음으로 실형이 선고된 것이다. (4월8일자 6면 보도=‘지갑 닫은 아빠들’ 법원이 ‘키’ 가져올까)
당시 한국여성변호사협회는 성명을 통해 “법원 명령에도 악의적으로 수년간 자녀에게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자에게 실형을 선고한 법원의 판결을 적극 환영한다”며 “동종 범죄를 억제하기 위해 악의적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한 법적 제재 조치 강도는 계속해서 높아져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