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가 돌아왔다. '봉달이', '봉주르'라는 친근한 애칭으로 사랑받던 이봉주는 2020년 1월부터 몸이 뒤틀리는 원인 불명의 통증에 시달렸다. 고개가 90도로 꺾인 모습은 대중의 안타까움을 샀다. 중추신경 이상으로 병세가 악화됐을 때는 지팡이를 짚거나 휠체어에 의지할 정도였다. 브라질에 사는 한 교민은 직접 찾아와서 침을 놔주기도 했단다.
이봉주와 가족들은 전국의 이름난 병원과 한의원은 물론 무속인·스님까지 찾았다고 하니 그 절박함을 짐작할 수 있겠다. 그러다 이듬해 '근육긴장이상증'이라는 난치병 진단을 받았고, 그해 6월엔 허리 부위 낭종(囊腫·주머니 모양 혹)을 제거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이봉주는 병마와의 사투에서도 끈기와 정신력을 발휘했다. 스트레칭·산책·등산·자전거 타기와 재활 치료를 꾸준히 병행했다. 60% 정도 회복됐고 다행히 호전 중이다.
이봉주와 경인일보의 인연은 참으로 각별하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기념한 '이봉주 하프마라톤대회'가 열린 26년 전 시작됐다. 대회는 '양평 이봉주·경인일보 남한강 마라톤대회'로 성장했고, 매년 3천500여명의 달림이가 함께 뛰는 전국 대표 가족축제가 됐다.
이봉주는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양평 이봉주·경인일보 남한강 마라톤대회는 제 이름을 걸고 하는 대회 중에서 가장 오래됐습니다"라며 "처음부터 경인일보와 함께해서 그런지 늘 동반자 같습니다"라고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실제로 이봉주는 2022년 투병 중임에도 제24회 대회에 부인 김미순씨와 동행해 마라톤 동호인들을 격려해줬을 정도다. 이봉주는 앞서 지난 5월 4일 열린 '경인일보 제25회 화성효마라톤대회'에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3관왕의 육상영웅 임춘애(경기도청 직장운동경기부 지원협력관)와 나란히 참석해 시민들과 소통하기도 했다.
"4년 만에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와 하루하루 달라진 삶을 사는 느낌입니다. 누구나 뛰고 싶은 마라톤대회로 만들고 싶습니다." 이봉주는 새로운 각오로 오는 6월 2일 '제26회 양평 이봉주·경인일보 남한강 마라톤대회' 강상체육공원 스타트라인에 시민들과 나란히 선다. 그가 몇m를 뛰느냐는 전혀 중요치 않다. 겸손과 인내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준 '불멸의 마라토너'에게 시민들이 박수를 보낼 차례다.
/강희 논설위원